그동안 열심히 잘살아 왔다. 이민 생활에서 내 가족의 안식처와 의식주를 유지하기 위해 어렵게 시작한 사업체가 있을 것이다. 델리, 식당, 세탁소, 잡화점, 편의점 등등 크고 작은 사업체에서 불철주야 노력한 끝에 이만큼 성장했고, 그동안에 좋은 시기도 있었지만 팬데믹이라는 미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힘든 시기도 견뎠다. 작은 집에서 큰집으로도 이사했고 두어번 새 차로 바꾸기도 하고 자식들 대학교도 보냈다. 은행에는 약간의 노후자금도 모아두었고 은퇴 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벌어놓았다. 이제 사업체를 슬슬 정리할 때가 온 것이다.
기본 생활 수입이란 것이 지역마다 다르다. 지금 살고 있는 카운티와 기본평균수입(Average income)으로 구글에 검색하면 바로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 2019년 기준으로 개인은 $53,727, 가정당 $124,831이다. 대략 가정당 1만 불의 한 달 수입이 있어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중산층으로 살 수 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사업체를 매매한다는 말은 즉 권리금이 있다는 말이다. 권리금이란 상가 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경우 영업시설, 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 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를 하며 지불하는 금액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 수입이 권리금의 액수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수입이 없으면 권리금도 없고 수입이 많으면 권리금은 올라간다.
아무리 수입이 많아도 일주일에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부부가 일해서 가져 오는 수입이 평균기준수입보다 높다고 해도 권리금은 낮을 수밖에 없다.
또한 연매출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하더라도 사업체 지출이 많아서 남은 순수익이 작다면 매출이 작아도 지출이 많지 않은 사업체보다는 권리금이 낮다. 즉 겉만 좋고 실속이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많은 분들이 사업체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부동산에서 거래되는 사업체의 기준이 연매출에 의존하다 보니 그 권리금의 기준이 매출(sales)에 비례하니 순수입에 대한 개념이 없어져 가고 있다. 매출이 권리금의 기준이 되던 시대는 오래전 경제가 윤택하고 모두가 여유롭던 시대에서 생겨난 것이고 지금은 시대가 바뀌며 인력비용이 증가했고 자재 값이 그 전과는 다르며, 월 임대료도 몇 배가 올랐다. 즉 지출이 많아졌는데도 불구하고 그저 매출만 좋으면 좋은 사업체인줄 착각하는 셀러와 그것을 의심하지 않고 사업체를 계약하는 바이어가 여전히 있다.
평생 아끼고 겨우 저축해서 모아둔 금전으로 사업체를 구입해서 열심히 일해 보겠다는 열정 하나로 한 가정의 부부가 합당하지 않은 권리금에 지출만 많은 사업체를 인수했다면 셀러는 바이어에게 몇 시간 남지 않은 시한폭탄을 금전과 거래한 셈이다. 내 사업체를 인수한 바이어가 누구든지 상관없이 내 애물단지만 팔아넘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사업체를 매매한다면 바이어에게는 평생에 지울 수 없는 큰 상처와 회복이 불가능한 안타까운 결과만 낳을 뿐이다.
물론 사업체에 대해 면밀히 잘 살펴보지 않은 바이어의 실수도 있겠으나 시한폭탄을 넘긴 셀러와 그 부동산 에이전트는 어쩌면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야 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를 매매한 후에는 바이어와 셀러 모두가 웃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업체 매매의 가장 기본이 되는 조건도 모르고 비즈니스를 거래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문의 (703)928-5990, (703)2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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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경호 / The Schneider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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