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은 행운과 장수에 대한 희망 담고 있다”
▶ 20대 탑승객의‘공부 메모’였던 듯
21일 132명을 태운 채 속절없이 추락해 버린 중국 동방항공 소속 여객기 파편 사이에서 발견된 메모지 한 장이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옥(玉) 펜던트 부적은 한 해의 건강과 행운 그리고 장수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이 메모지는 추락 여객기에 탑승했던 20대 여성 샹모씨가 쓴 것으로 추정된다. 샹씨는 옥으로 만든 각종 장신구를 온라인상에서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었고, 광저우에서 열리는 옥 주얼리 판매 행사를 열기 위해 이 여객기에 올랐다.
현지 매체 펑파이는 “메모지에 담긴 내용은 옥 제품 판매원들이 제품을 홍보할 때 쓰는 말”이라며 “아마도 샹씨는 판매 행사 이벤트를 앞두고 옥에 대해 공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의 ‘옥 사랑’은 남다르다. 건강을 지켜주고 장수를 보장해 준다는 믿음 덕에 중국에선 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보석이 옥이다. 20대 청춘의 죽음도 아까운 마당에 마지막 유품일지도 모르는 메모지에 행운에 대한 내용이 가득했으니, “이를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고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해당 여객기를 타기 위해 쿤밍으로 이동하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그의 짧은 글도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글에서 그는 “어떤 종류의 목표가 추진할 가치가 있는가, 그리고 그 가치는 영원한 것인가”라며 스스로에게 인생의 목표를 묻고 있었다. 샹씨의 친구 자오씨는 “샹은 매사에 의욕적인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샹씨의 어머니는 자신의 SNS에 “구조팀이 블랙박스를 찾았다고 한다. 그러니 내 딸도 곧 볼 수 있겠지? 딸아 빨리 집으로 돌아오너라”라고 적었다.
그런 반면 날씨 탓에 여객기를 놓치면서 불행을 피해 간 사람도 있다. 천운의 주인공은 24세 남성 황모씨. 그는 당초 윈난성 텅충에서 쿤밍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뒤에 다시 쿤밍에서 광저우로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상악화로 텅충에서 쿤밍으로 가는 비행기가 결항됐고, 황씨는 쿤밍에서 광저우로 가는 비행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취소한 비행기가 바로 광시좡족자치구에서 추락한 MU5735편이었다.
황씨는 “첫 항공편의 비행이 취소되면서 두 번째 항공편 예약도 취소했다”며 “지금은 어떠한 말도 하기 힘들다. 다른 승객들이 무사했으면 좋겠다”고 떨리는 심정을 전했다.
구조 당국은 사고 닷새째인 26일까지 총 1,600여 명의 구조 요원과 경찰 등을 사고 현장에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탑승객 소지품 21점과 183조각의 기체 조각을 발견했지만, 생존자는 찾지 못했다. 항공 당국은 “사고 현장을 수색한 결과 생존자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 매체들은 25일 사고 여객기 내 2개 블랙박스 중 회수하지 못하고 있던 나머지 1개의 블랙박스를 찾았다고 보도했으나, 오보였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두번째 블랙박스는 27일에야 발견됐다. 당국은 발견한 블랙박스 2개를 베이징으로 옮겨 사고 원인 분석 작업에 돌입했다. 민용항공국 관계자는 “블랙박스 데이터 다운로드와 이에 대한 해독 작업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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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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