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 기간 유연성·가족과의 시간에 익숙해진 직원들 거부감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크게 진정되면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직원들을 다시 사무실로 불러들이고 있다.
그러나 2년 넘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재택근무의 유연성에 익숙해진 직원들의 저항도 적지 않다. 여기에 더해 미국에서 퇴직율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이면서 최고 인재를 붙잡아 둬야 하는 IT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고 경제매체 CNBC가 3일보도했다.
구글은 4일부터 대부분의 직원들이 주 사흘은 사무실로 출근하도록 했다.
MS는 이미 2월 말부터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와 실리콘밸리 일대의 사무실 문을 열었고, 애플은 오는 11일부터 사무실을 개방해 초기에는 주 1회 출근하도록 한 뒤 이를 점차 확대해 5월 말부터는 매주 월·화·목요일에는 꼭 출근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굳이 사무실로 나와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직원들도 많다.
지난달 열린 구글의 전 사원 대상 화상회의에서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게시판 '도리'에 올라온 질문들 가운데 많은 직원의 지지를 받은 질문을 낭독하고 이에 대해 답했는데 이 중에도 사무실 복귀에 대한 것이 있었다.
한 직원은 "구글은 팬데믹을 거치며 기록적인 수익을 벌었다"며 왜 원할 때 또는 타당성이 있을 때만 사무실에서 일하면 안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피차이 CEO는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고 협업하려는 욕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모든 것의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IT 기업들은 특히 팬데믹 기간 다른 업종을 압도하는 실적을 거뒀다. 더 많은 시간을 집에 머물게 된 사람들이 온라인에 의존해 일하거나 수업을 들었고, 쇼핑·여가 활동도 온라인에서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IT 기업들은 또 클라우드 기반의 각종 협업 툴·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재택근무에 빠르게 적응했다.
그러는 사이 직원들은 재택근무의 유연성,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 익숙해져 버렸다.
2020년 원할 경우 직원들이 영구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고 발표했던 트위터의 경우 지난달 직원들에게 앞으로 재택근무를 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창업자 잭 도시를 대신해 새롭게 CEO에 오른 파라그 아그라왈은 사무실 근무가 기업문화를 강력하게 되살릴 것이기 때문에 직원들을 사무실에서 보기를 원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컨설팅·구인 업체 로버트해프의 메건 슬러빈스키는 고용주의 3분의 2는 직원들이 거의 전 시간 사무실에 나오길 원하는 반면 직원의 절반은 그럴 경우 새 직장을 찾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슬러빈스키는 "고용주와 직원들 사이에 (인식) 격차가 놀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기업의 경우 타사 동향을 살피는 중이라고 전했다. 일례로 아마존의 경우 아직 사무실 복귀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슬러빈스키는 지난해 사무실 복귀 계획을 내놨던 아마존은 일부 직원이 퇴사하기 시작하자 이를 철회했고, 구글은 다른 업체들도 사무실 복귀에 합류해 이것이 직원의 사퇴 사유가 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새로운 기회를 찾아 하던 일을 관두는 퇴직자 수가 기록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IT 업계도 예외가 아니어서 많은 사람이 퇴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출근 요구는 직원들을 붙잡아 두려는 IT 기업들에 추가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구글은 전통적인 복지 정책으로 직원들을 유인하려 하는 중이다.
구글은 사무실 복귀 계획을 발표하기 전 실리콘밸리 일대의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피트니스센터와 무료 식사, 라운지, 게임방, 마사지 등의 편의시설이 다시 제공된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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