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보도…자문단 반대에도 경험 없는 쿠슈너 회사에 거액 투자
사우디아라비아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 펀드'(PIF)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투자회사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PIF가 자문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지난해 퇴임 후 설립한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에 20억 달러(약 2조4천670억 원)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회의 의사록 등에 따르면 PIF의 투자 행위를 감독하는 전문가 패널은 지난해 6월 어피니티 파트너스의 경험 부족, 사우디 국부펀드가 결국 대부분의 투자와 리스크를 책임질 가능성, 어피니티 파트너스에 대한 "모든 면에서 불만족스러운" 자산실사 결과 등을 토대로 투자 반대를 권고했다.
그러나 며칠 뒤 PIF 이사회는 전문가 패널 권고를 무시하고 20억 달러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PIF가 쿠슈너의 투자회사에 투자한 금액은 비슷한 시기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의 투자회사 '리버티 스트래티직 캐피털'에 대한 투자금 10억 달러의 두 배에 해당한다.
부동산 재벌가 출신으로 금융투자 경험은 거의 없는 쿠슈너가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미국 경제과 금융을 지휘한 므누신 전 장관보다 훨씬 많은 투자금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투자 유치 조건도 훨씬 유리하다. PIF는 므누신의 회사에 1%의 자산운용 수수료를 지급하는 반면, 쿠슈너의 회사에는 1.25%의 수수료를 내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슈너의 사모펀드 회사는 PIF로부터 유치한 거액의 투자금 외에는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신 자료인 지난달 3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보면 쿠슈너의 회사가 운용하는 전체 자금은 25억 달러로 PIF 외에는 대형 투자자를 거의 유치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므누신의 투자회사도 PIF 투자금 10억 달러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모두 33명의 투자자로부터 총 27억 달러를 유치해 쿠슈너의 회사보다는 사정이 훨씬 낫다.
이 모든 정황에 비춰볼 때 사우디 국부펀드가 쿠슈너의 회사에 거액을 맡긴 것은 쿠슈너가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보였던 '친(親)사우디' 정책 행보에 대한 은혜 갚기 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권 탈환을 염두에 둔 보험일 가능성이 크다고 윤리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쿠슈너 전 선임보좌관은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미 정보당국의 결론과 미 의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빈 살만 왕세자를 끝까지 옹호한 바 있다.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사우디에 10년간 1천100억 달러 상당의 무기 계약을 중개하고 카슈끄지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미 의회의 강한 반대로부터 이 계약을 지켜낸 것도 쿠슈너다.
미 시민단체 '퍼블릭시티즌'의 로버트 와이즈먼 대표는 NYT에 사우디 지도부에 대한 백악관 선임보좌관 시절 쿠슈너의 스탠스를 고려할 때 "이번 사업 파트너십은 쿠슈너 개인에 대한 보상과 투자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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