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
▶ (59) 고창 갯벌

세계에서 가장 장거리인 7,000마일을 쉬지 않고 나는 큰뒷부리도요새(긴부리)와 새만금 사업이후 1/3이 없어진 붉은어깨도요새가 고창갯벌에서 먹이를 찾아 비상한다.
[Photo ⓒ Hyungwon Kang]

서해바다 고창갯벌의 소죽도와 대죽도 위로 지는 석양. 한국은 동해바다 위로 해가 뜨고 서해바다 아래로 해가 지는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축복받은 땅이다.
[Photo ⓒ Hyungwon Kang]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고창갯벌에서 백로 한 쌍이 먹이를 찾고 있다.
[Photo ⓒ Hyungwon Kang]

고창갯벌에서 서식하는 엽낭게 한 쌍이 싸우고 있다. 모래갯벌에서 흔한 엽낭게가 만드는 동그란 모래구슬은 먹이 활동 흔적이고 타원형으로 만든 모래구슬은 집을 지을 때 구멍에서 파온 모래구들이다. [Photo ⓒ Hyungwon Kang]
한국의 서해에서는 독특한 해안 환경을 따라 바닷물의 조수가 매 6시간마다 방향을 바꾼다.
서해안은 달을 따라서 방향을 하루 4번이나 바뀌는 바닷물이 채워졌다 비워졌다 하는 해변가에 육지의 강을 따라 흘러내려온 퇴적물이 바닷물에 밀려 들어와 쌓이는 과정에서 갯벌이 형성된다. 갯벌은 바닷물이 들락날락하며 서해의 진흙뻘과 모래 해안에 산소를 불어넣으면서 다양하고 풍부한 생명이 사는 지질의 습지로 완성되는데, 그 과정에는 우리 지구의 최상의 포식자인 사람들도 참여한다.
우리가 먹는 수백종의 갯벌 생명체들에게 건강한 생명 유지 조건을 제공하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한국의 갯벌은, 고대 때부터 먹거리가 풍부했던 한국 땅에서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수산물이 빠지지 않는 음식 문화가 있는 밥상 전통을 가능하게 했다.
우리 서해의 특이한 큰 조류와, 9.5미터까지 높은 조차(潮差), 그리고 계절풍의 영향으로 독특하며 다양하게 형성되어있는 갯벌은, 다가오는 파도를 흡수하고 탄소를 저장하는 자연이 만든 완충 습지대로 수많은 생물들의 먹이사슬을 완성하는 오리지널 친환경 생태계이다.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 갯벌은 충남 서천갯벌, 전북 고창갯벌, 전남 신안갯벌, 그리고 전남 보성 순천갯벌 등 총 4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갯벌을 추가로 등재할 계획이다.
고창갯벌은 세계적으로 쉐니어(Chenier)라고 부르는 특이한 해안을 따라 모래 혹은 조개껍질 등이 쌓여 만들어진 언덕이 있는데, 고창갯벌 가까이 염생식물, 철새 서식지가 있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고창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고창갯벌을 비롯, 인류무형유산 고창 농악, 고창 판소리,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있는 청동기 유적 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유네스코 5관왕이다.
고창 람사르고창갯벌센터장 정영진씨에 의하면 “고창에서는 약 255종의 저서생물과 101종의 철새를 볼 수 있으며,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5개 지역 중 가장 많은 수의 황새를 부양하며, 황해 고유종으로 전 세계 1종 1속만이 존재하는 범게의 주요 서식지”라고 한다.
고창갯벌은 개방형, 만입형 갯벌로 만 바깥으로는 모래갯벌이, 중간은 혼합갯벌이, 만 안쪽은 펄갯벌, 그리고 한 쌍의 소죽도/대죽도 섬 주변에는 바위갯벌이 펼쳐지는 다양한 갯벌의 스펙트럼이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다.
정 센터장에 의하면, 고창갯벌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다이나믹한 계절별 퇴적상이 변하는 갯벌이며,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모래언덕 쉐니어를 가지고 있고, 만형태의 갯벌에 넓게 분포한 혼합갯벌 때문에 걸어서 나가거나 트랙터를 이용해 갯벌을 나갈 수 있는 공간이며 약 5킬로미터 이상의 갯벌을 걸어나갈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고창에서는 “우리나라 바지락의 약 40%가 생산될 정도로 갯벌을 이용하는 어민들의 훌륭한 삶의 터전이며 염산을 사용하지 않아도 최고 품질의 지주식 김 양식이 가능한 천혜의 공간이며 주민과 함께 갯벌을 보전해 나가는 공생과 희망의 공간”이라고 정 센터장은 말한다.
고창을 찾는 많은 새 중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긴 거리를 알라스카에서 남태평양까지 안 쉬고 이동하는 큰뒷부리도요새(Bar-tailed Godwits)와, 남태평양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서해바다, 서해바다에서 시베리아 동부까지 이동하는 붉은어깨도요새(Great Knots)가 있다. 큰뒷부리도요새는 알라스카와 캐나다 유칸주에서 9일에서 11일 동안 안 쉬고 7,000마일 이상을 남태평양으로 이동하면서 몸무게 절반 이상을 소모한다고 최근 연구에서 확인됐다.
20세기 산업화로 한국 경제가 21세기 세계 경제 10위권에 진입하기 전에 서해에는 원래 더 많은 갯벌과 습지가 있었다. 경작할 수 있는 농지가 지속적으로 부족했던 한국에서는 역사적으로 빈곤에서 탈출하고 식량 부족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으로 서해안 갯벌과 습지를 논으로 간척해왔다.
고려가 몽골과 끝없는 전쟁(1231-1259)을 치를 때 강화도에서 고려 무신정권 강화천도(江華遷都)부터 강화도 크고 작은 섬 26개 섬 주변의 해안 습지를 매립해 사이를 막고 조선시대까지 그동안 많은 논을 만들어왔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표어를 내걸고, 물질문명에 끌려가는 인류의 정신구원을 시작했던 한국에서 자생한 원불교의 창시자인 소태산(1891~1943)은 1918년 전남 영광의 마을 앞 해안습지 4만1,089평을 논으로 바꾼 간척사업으로 마을 사람들의 빈곤 탈출을 도왔다.
인간에게 갯벌 개간은 급속한 경제 발전을 가져오지만, 습지의 먹이사슬에 속해 있는 철새에게는 생사가 달려있는 변화이다. 1991년부터 2010년까지 공사를 진행한 가장 최근의 국가적인 매립사업 중 하나인 새만금 방조제 사업은 경제와 사업 관광목적으로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 21마일(33.9㎞) 길이의 방조제를 축조하여 개간한 간척토지와 신항만으로, 서울 면적(605.2 km²)의 2/3 규모의 서해습지와 갯벌 409㎢ 땅을 간척하는 사업이다.
고창갯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붉은어깨도요새는 호주에서 먹이를 찾아 한국 서해안 갯벌로 이동하면서 6,000㎞ 이상을 쉬지 않고 비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2006년도 연구에서 확인된 붉은어깨도요 숫자는 1/3이 사라졌다.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우리·문화·역사 Visual History & Culture of Korea 전체 프로젝트 모음은 다음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ww.kang.org/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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