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선 좌석공유 협정 타결·강경 발언 러 책임자 교체 실마리

국제우주정거장 [로이터=사진제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주 협력의 상징인 국제우주정거장(ISS)에까지 불똥을 튀기며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러시아가 적어도 우주에서만큼은 협력 복원의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수개월을 끌어오던 양국 간 우주선 좌석 공유 협정이 타결되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거듭해온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이 교체된 것이 국면 전환의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두 나라는 이날 ISS를 오가는 유인 캡슐에 상대방의 우주비행사를 태워주는 좌석 공유 협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21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의 '코스모드롬'에서 발사되는 소유스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가 두 명의 러시아 우주비행사와 함께 탑승한다.
러시아 우주비행사도 비슷한 시기에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을 타고 ISS로 향하게 된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종료 이후 미국 우주비행사들이 러시아 소유스호를 빈번하게 이용해 왔지만, 러시아 우주비행사가 미국 우주선을 타는 것은 처음이다.
양국은 내년 봄에 한 차례 더 좌석 교환을 진행할 계획인데, 이미 상대방 우주선을 탈 우주비행사까지 지정해 놓았다.
이번 협정은 소유스나 크루 드래건 어느 한쪽에 문제가 생겨 이용할 수 없게 됐을 때 서로 ISS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ISS의 안전한 운영을 담보해주는 방안으로 추진돼 왔다.
NASA는 성명을 통해 "우주정거장은 상호의존적이게 설계됐으며 각 나라 우주 기관의 기여를 기반으로 기능한다"면서 "어떤 나라의 우주 기관도 상대방 없이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로스코스모스도 "러시아나 미국의 우주선 발사가 취소되거나 현저히 지연되는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ISS의 러시아 섹터와 미국 섹터 운용을 위해 양국 우주비행사가 적어도 1명 이상 체류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맞물려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제재를 한 미국 등을 향해 압박성 발언을 해온 로고진 사장이 교체된 것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러시아 우주산업 전반을 책임져온 로고진 사장은 이날 소규모로 단행된 개각에서 유리 보리소프 부총리로 교체됐다.
로고진 사장은 러시아가 ISS의 궤도 유지에 필요한 추진력을 제공하고 있어 이를 추락시킬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서방이 러시아 제재를 중단하지 않으면 ISS 운영과 관련된 협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영국 정부가 대주주로 참여한 통신기업 원웹의 위성 발사를 무산시키고 미국에 대한 우주로켓 엔진 공급을 중단하는 등 우주 분야에서 긴장을 조성해 왔다.
NASA도 ISS의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독립을 선포한 루한스크(러시아명 루간스크)인민공화국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깃발을 들고 축하 메시지를 올리자 ISS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 성명을 내는 등 날 선 반응을 보여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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