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멘터리 영화 ‘초선’ [커넥트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데이비드 김,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미셸 박 스틸, 앤디 김, 영 김.
2020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5명의 한인 후보의 이름이다. 당시 선거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한국계 후보가 출마한 것으로 기록됐다.
다큐멘터리 영화 '초선'은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과 2020년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다섯 명 한인 후보의 모습을 교차시키며 약 30년간 한인사회가 일궈낸 변화와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을 조명한다.
LA 폭동이 일어났던 28년 전 4월(2020년 기준), 미국 시민이지만 이민자이자 소수라는 이유로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던 한인 사회는 하원의원을 배출해내고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단으로 성장했다.
다섯 명의 후보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제외하고 성장 환경, 세대, 직업, 정치적 지향점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는 점은 한인사회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LA 한인타운이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34지구에 출마한 데이비드 김은 이민 변호사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인이 사는 곳을 선거구로 택했지만, 기본소득제 등을 내세운 진보적 공약은 다소 보수적인 LA 한인사회에서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
성 소수자라는 정체성도 발목을 잡는다. 목회자 부모와 갈등을 겪고 있는 그는 한인사회에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기가 두렵다.
캘리포니아주 48지구와 39지구에 도전장을 내민 미셸 박 스틸과 영 김은 공화당 후보다. 탈북민 출신 부모를 둔 미셸 박 스틸은 '자유를 위해 미국에 왔다'며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반대 목소리를 낸다. 영 김은 에드 로이스 전 하원의원의 수행비서로 23년간 일하며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
워싱턴주 10지구에 출마한 매릴린 스트리클런드는 터코마 시장을 지냈다. 한국전쟁에 참여한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흑인과 아시아인의 정체성을 모두 가진 그는 두 인종의 연대와 화합을 끌어내고자 한다.
선거 당시 뉴저지주 3지구 현역 하원의원이었던 앤디 김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 한국계 하원의원이다. 그가 재선에 도전한 지역구는 150여년 간 모든 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실패했던 곳이다.
영화는 다섯 후보의 선거 과정을 통해 현재 미국 내 한인사회의 현주소를 조명한다.
특히 대부분이 보수 성향을 띠고 있는 한인사회에서 진보 성향의 한인 후보로 나선 데이비드 김이 겪는 어려움은 한인사회의 세대 갈등을 여실히 보여준다.
데이비드 김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는 모두 당선됐지만, 늘 같은 목소리를 내지만은 않는다는 점도 흥미롭다. 아시안 혐오범죄 금지법에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정부의 '종전선언' 결의에 대해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입장을 밝혔다.
내달 3일 개봉. 90분. 12세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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