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사재판서 트럼프 연루 가능성 시사…회사 측 “트럼프는 몰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에 대한 세금사기 혐의 형사재판 첫날 검찰과 변호인단이 팽팽히 맞섰다.
검찰은 조직적인 사기 혐의를 제기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루 가능성까지 시사한 반면, 변호인단은 회사 임원의 개인 범행으로 축소하는 데 주력했다.
31일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이날 맨해튼의 뉴욕주 1심법원에서 열린 트럼프그룹의 세금사기 재판에서 회사 측이 15년간 세무당국을 속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리는 앨런 와이셀버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트럼프그룹 고위 인사 2명이 기소된 이 재판에서 수전 호핑어 검사는 "탐욕과 속임수에 관한 사건"이라며 트럼프그룹이 고액연봉자인 이들에게 납세 의무를 피해 더 많은 특전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와이셀버그는 회사로부터 맨해튼 아파트 임차료,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 리스 비용, 손자들의 사립학교 학비를 편법 제공받아 176만달러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핑어 검사는 와이셀버그가 개인 자격이 아닌 회사 임원이라는 공식 자격으로 세금사기 사건에 가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무당국을 제외한 모두가 승리한 게임이다. 문제는 합법적인 방식이 아니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은 기소되지 않았으나, 검찰은 기회가 될 때마다 그의 이름을 언급하며 연관성을 시사하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호핑어 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와이셀버그의 손자들에게 사립학교 학비를 지불한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명한 수표를 증거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2016년 말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뒤 트럼프그룹 산하 기업들이 이러한 세금사기 관행을 중단했다면서 "트럼프의 당선 때문에 그의 회사들이 추가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그룹 측 변호인들은 "와이셀버그가 스스로를 위해서 한 일"이라면서 "그가 탐욕 때문에 세금 사기를 저지르고 회사에 이 사실을 감췄다"며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회사 변호인인 수전 네첼레스는 "도널드 트럼프는 와이셀버그가 납세신고에서 속임수를 썼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은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이 지난 9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인 자녀 3명, 트럼프그룹 등을 상대로 제기한 금융사기 혐의에 관한 민사소송과는 별도의 사건이다. 뉴욕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2억5천만달러의 부당이득 환수를 추진 중이다.
대권 재도전이 예상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 재판 외에 기밀문서 반출 혐의와 조지아주 선거 개입 의혹 등에 관해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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