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7일 폴란드 영토에 오폭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러시아가 이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폴란드가 수행하고 있는 조사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전문적이고 신중한 그들의 조사 방식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오폭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이라는 예비조사와 모순되는 어떤 증거도 보지 못했다며 "우린 그 조사보다 앞서지 않을 것이며, 새로운 정보를 계속해서 평가하고 공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피해 당사국인 폴란드와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모두 오폭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것이라고 잠정 결론 내렸음에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소행이라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 성격도 지닌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전날 밤 귀국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에 대한 질문에 "(드러나는) 증거는 그렇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 안보 당국도 이번 일과 관련한 포괄적인 분석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우크라이나, 폴란드, 미국, 나토 동맹, 주요 7개국(G7) 파트너 모두는 (조사 결과에 따른) 팩트를 따르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종 결론이 뭐든지 간에 우리는 이 비극적인 사고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최근 민간 기반 시설을 겨냥한 무차별적인 미사일 폭격을 강하게 비난했다. 19일 만료를 앞둔 흑해 곡물 협정의 연장이 사실상 결정된 데 대해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푸틴에게 연장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러시아는 협정 연장 거부를 전 세계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분명히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은 곡물 협정에 대한 G20의 메시지를 들은 것으로 보이지만, 긴장 완화에 대한 전 세계 요구를 계속 무시하고 긴장 고조를 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관계와 관련해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중국과 계속 치열하게 경쟁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면서 "우린 경쟁이 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방지하고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4일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대면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위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미 측은 내년 초를 목표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