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짜 학력과 경력을 내세워 당선된 조지 산토스(공화·뉴욕) 연방 하원의원이 의회에서 백인우월주의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여겨지는 손 모양을 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가짜 학력과 경력을 내세워 당선된 조지 산토스(공화·뉴욕)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의회에서 백인우월주의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여겨지는 손 모양을 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산토스 의원은 지난 5일 신임 하원 의장 선출을 위한 10차 투표에서 오른손을 들어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의장에게 한 표를 던질 때 왼손을 몸 안쪽으로 뉘인 채 '오케이'(OK) 사인을 만들어 보였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이 8일 보도했다.
투표 당시 영상에서는 산토스 의원이 자신의 투표 차례를 알리는 호명이 있기 전에 이미 왼손을 이 위치에 두고 있다가 호명과 동시에 왼손을 가리고 있던 오른손을 들어 올려 "매카시"라고 말하는 모습이 보인다.
엄지와 검지를 모아 동그라미 모양을 만들고 나머지 세 손가락을 펼치는 손 모양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뜻하는 '오케이' 외에 '백인의 힘'(WP:White Power)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고 미국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은 전한다.
2017년 극우 온라인 게시판 '포챈'(4chan) 사용자들이 이 손짓이 'WP'를 뜻한다고 거짓으로 퍼뜨리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진짜로 이를 상징처럼 사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오케이'라는 뜻의 손짓으로 워낙 일반적으로 쓰이는 만큼, 우익 '트롤'(인터넷 선동꾼)이 진보파나 소수자들을 도발하려고 이를 사용한다는 해석도 있다.
혐오범죄를 감시하는 비영리단체 남부빈곤법률센터(SPLC)는 이 손짓을 보면 'OK일까? WP일까?' 고민하게 되지만, 사실은 그저 '트롤에게 당한 것'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산토스 의원의 손짓은 곧바로 논란을 일으켰다.
민주당의 리치 토레스(뉴욕) 하원의원은 트위터에서 "조지 산토스는 2개 인종이 아니라 3개 인종이 섞인 사람"이라며 "그는 라틴계, 흑인, 백인의 힘까지 가지고 있다"고 비꼬았다.
MSNBC 뉴스 쇼 진행자인 조이 리드는 뉴스 대담에서 산토스 의원이 "백인의 힘 사인을 보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담에 출연한 정치평론가 팀 밀러는 "그는 그냥 손가락을 모으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면서도 "굳이 보디랭귀지까지 해석하지 않더라도 산토스에게 나쁜 점은 엄청나게 많다"고 말했다.
브라질계 가정에서 태어난 산토스 의원은 당선 직후부터 뉴욕 바루크대 졸업과 월가 대형은행 근무 경력이 허위라는 폭로가 나왔고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학력과 경력 위조를 상당 부분 시인했다.
그는 선거자금의 개인적 사용을 금지한 법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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