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력 도둑’ 황반변성 40세 넘으면 13.4% 발생
▶ 망막 질환들 초기 증상 없어 조기발견 어려워
한 번 나빠지면 회복 안 돼… 정기적 검진 필수
건강에 관심이 많아도 눈 관리를 소홀한 사람이 많은 게 현실이다. 갑자기 눈앞이 흐릿해져도 그저 노안이나 피로 때문으로 가볍게 넘기기 일쑤다. 노년기 많이 발생하는 망막 질환도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나 자각 증세가 없지만 방치했다간 시력 저하 뿐만 아니라 시력이 영구적으로 손실될 수 있다. 문상웅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에게 망막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초기 증상 없는 망막 질환
망막은 뇌와 같은 신경조직이다. 쉽게 머리 속 뇌 일부가 눈 속으로 파견됐다고 보면 된다. 뇌에 문제가 생겨 뇌졸중(뇌출혈, 뇌경색), 치매 등이 발생하듯이 눈 안 신경인 망막에도 출혈이 생기고, 혈관이 막히기도 하고, 신경 기능을 잃을 수 있다. 뇌 질환이 발생하면 마비되고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망막에 문제가 발생하면 시력을 잃을 수 있다.
망막에 생기는 질환 중 대표적인 질환으로 망막 중심부인 황반(yellow spot)에 발생하는 황반변성(macular degeneration)과 당뇨병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이다. 특히 40세 이상의 눈 질환 가운데 ‘나이 관련 황반변성(노인성 황반변성·AMD)은 13.4%나 된다. (대한안과학회)
이들 망막 질환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병이 상당히 진행되면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 한쪽 눈을 가리고 다른 쪽 눈으로 보았을 때 보이지 않는 부위가 있다든지, 구부러져 보인다든지, 밤눈이 어두워지는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바둑판 모양의 암슬러 격자를 이용한 황반변성 증상 확인법. 황반변성 환자가 볼 때(오른쪽)는 정상인이 볼 때(왼쪽)와 달리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인다.
■노화에 의한 망막 질환 황반변성
황반변성은 마치 치매처럼 망막 중심부에 변성이 생기는 질환이다. 노화로 발생하며 가장 예민해야 할 신경의 중심부에서 더 이상 빛을 보는 일을 못하게 되면서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초기엔 글자나 직선이 흔들리거나 굽어 보이고, 그림을 볼 때 어느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다가 점점 심해지며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다른 망막 질환처럼 황반변성도 초기에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기에 뒤늦게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경구 비타민제제 복용, 광역학 요법(PDT), 항체 주사 등으로 시력 저하 속도를 늦추거나 멈출 수 있지만 이미 나빠진 시력을 원래대로 회복할 순 없다.
■당뇨병의 무서운 합병증, 당뇨망막병증
당뇨병은 망막에 이상을 일으키는 또 다른 주요 원인이다. 망막은 아주 예민하고 얇은 조직이므로 약간의 출혈만으로도 큰 타격을 받는데, 당뇨병은 망막에 출혈을 일으킨다. 당뇨망막병증도 심하면 실명을 일으킬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관리를 잘 하더라도 10~20년 정도 지나면 당뇨망막병증이 생길 수 있어 초기부터 안과 관리가 필요하다.
일단 망막 출혈이 생기면 위치가 중요하다. 망막 중심부까지 출혈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레이저나 약물로 치료해 중심부를 보전해 시력을 지킬 수 있다. 이미 중심부를 침범했다면 경과(예후)가 좋진 않지만 수술이나 레이저, 약물로 중심부 신경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
최근에는 기술 발달과 기계나 약물 발전으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많은 방안이 생겨 수술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망막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
사회가 고령화되고 당뇨병ㆍ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망막 질환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노출됐다면 질환을 잘 조절해야 한다. 그러나 당뇨병 관리가 잘 된다 해도 진단 후 10~15년이 지나면 눈에 합병증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일찍부터 안과를 찾아 합병증 유무를 확인하고 정기적인 관리를 받아야 한다. 망막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싱싱한 채소와 등 푸른 생선 등을 섭취해 영양을 잘 관리하는 것이 좋다. 당근ㆍ브로콜리ㆍ달걀 노른자 등도 망막에 좋은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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