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과 기후변화 그리고 인종차별, 젠더, 신식민주의 등 생태 사회적인 문제들이 인류의 존망을 위협하고 있다. 오늘날 개인이 경험하는 고통은 이런 사회 집단적인 측면에 더 큰 원인이 있다. ‘개인의 고(苦)’를 없애는 데 주력해온 불교는 집단의 고통에 대해 어떤 답을 주고 있는가.”
이런 물음에 대한 해답을 다각적으로 살펴본 ‘모범답안 같은 책’이 있다. 2020년 9월 불광출판사에서 펴낸 번역서 “과학이 우리를 구원하지 못할 때 불교가 할 수 있는 것”이다.
원저자는 미국의 불교학자 겸 선수행자 데이빗 로이(David Loy) 박사다. 1984년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철학박사를 받은 뒤 20여년간 일본 분쿄대 교수를 지낸 불교학자이자 1998년 법사 인가를 받은 뒤 북가주의 스피릿 락(Spirit Rock)과 오메가 연구소 등 미국 각지 수행센터와 프랑스 헝가리 등지를 순회하며 선을 지도해온 선수행자다.
“새로운 불교의 길” “결핍과 초월” “돈, 섹스, 전쟁 그리고 카르마” 등 여러 저서를 낸 그는 불교와 생태주의에 대해 언론기고 팟캐스트 블로그를 통해 적극 목소리를 내왔다.
로이 박사가 에코다르마(ecodharma)라 부르는 생태불교의 핵심은 “궁극의 깨달음은 사회적 실천에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그는 화석연료에 대한 기금투자를 철회하지 않기로 한 모교 이사들의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모교(Carlton college)에서 받은 명예박사학위를 반납했다고 한다.
“과학이…”는 서문(우리가 서 있는 벼랑 끝에서 우리는 돌아설 수 있을까)과 후기(우리는 제멋대로 낭비하는 탕아로 살 것인가? 무한한 보물을 물려받은 장자로 살 것인가?) 사이에 6챕터를 넣고 (1. 기후변화가 문제인가? : 지구가 여섯번째 대멸종 단계에 진입했다는 신호 2. 생태위기는 또한 불교의 위기인가? : 세상에 참여하는 것이 깨달음을 꽃피우는 최고의 방법 3.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 우리는 자연에 돌아갈 필요가 없다. 우리가 바로 자연이다. 4. 모든 것을 성취한 우리는 왜 무엇을 할지 모르는가? : 개인의 고통에서 집단의 고통으로, 개인적 깨달음에서 집단적 깨달음으로 5. 너무 늦은 건 아닐까? : 너무 늦든 늦지 않든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6. 무엇을 해야 할까? : 개인적 집단적 제도적 행동 그리고 생태보살로 거듭나기) 그 다음에 기후변화에 관한 불교선언 등 부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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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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