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경시청’(Quai des Orfevres) ★★★★½(5개 만점)

수사관 앙트완이 심문을 하기 위해 제니(왼쪽)를 찾아 왔다.
이브 몽탕이 나온 ‘공포의 보수’와 시몬 시뇨레가 주연한 ‘디아볼리크’를 만든 ‘프랑스의 히치콕’이라 불린 앙리 조르주 클루조의 스타일 멋있고 아기자기하게 재미있는 필름 느와르이다. 클루조는 이 영화로 1947년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클루조특유의 사회적 사실주의와 심리적 가혹성을 결합한 흥미진진한 영화로 특히 파리 경시청 수사관으로 나오는 베테런 루이 주베의 연기와 흑백 촬영이 빼어나다.
1946년 크리스마스 직전의 파리. 육감적으로 아름다운 뮤지컬 가수 제니(수지 들레르)는 빅 스타가 되기 위해 자신의 피아노 반주자인 남편 모리스(베르나르 블리에)에게 감추고 자신을 탐하는 돈 많고 추한 늙은 제작자 브리뇽(샤를르 뒬랑)의 자택 초청에 응한다.
머리가 벗겨진 소심하고 착한 모리스는 제니를 몹시 사랑해 질투가 심한데 제니에게 수작을 거는 브리뇽에게 죽이겠다고 협박을 한 바 있다. 제니는 비록 애교덩어리이지만 그 역시 남편을 극진히 사랑한다.
그런데 뒤 늦게 제니가 자기를 속이고 브리뇽의 집에 갔다는 것을 안 모리스는 차를 몰고 브리뇽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브리뇽이 피살체로 거실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모리스는 당연히 제니가 브리뇽을 죽였다고 믿고 급히 브리뇽의 집을 빠져나오는 순간 누군가가 모리스의 차를 훔쳐 타고 달아난다.
한편 제니는 자기 옆집의 사진사로 남편의 오랜 친구인 레즈비언 사진사 도라(시몬 르낭)에게 자기가 브리뇽을 죽였다고 고백한다. 이에 평소 브리뇽을 혐오하던 도라는 브리뇽의 집으로 가 모든 물적 증거를 제거한다.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관은 외인부대 출신의 베테런 앙트완(주베). 세상이 피곤하다고 투덜대는 인정이 많은 휴머니스트인 앙트완은 겉으로 보기엔 어수룩한 이웃집 아저씨 같지만 뛰어난 수사 감각을 지닌 사람으로 다소 냉소적이다.
앙트완은 모리스를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집요하게 심문하는데 이를 견디다 못한 모리스가 허위 자백을 한 뒤 유치장에서 자살을 시도한다. 이에 제니와 도라가 앙트완을 찾아와 서로 자기가 범인이라고 고백한다. 과연 누가 진범일까. 재미 가득한 추리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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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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