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파스트 평화협정 25주년 맞아 11∼14일 방문…英 총리는 30분 회담

조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사진제공]
아일랜드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뿌리찾기' 방문을 앞두고 그의 친척들이 사는 아일랜드 마을엔 성조기가 내걸리는 등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영국 자치지역인 북아일랜드에선 최근 테러 경보가 상향된 가운데 경비가 삼엄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벨파스트(성금요일) 평화협정 25주년을 맞아 11일 북아일랜드를 찾는다.
이번 방문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최근 임명된 북아일랜드 경제특사인 조 케네디 3세 등이 수행한다. 케네디 특사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종손자이자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손자다.
바이든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을 타고 이날 밤 9시 벨파스트 공항에 도착하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공항에 직접 나가 맞을 예정이다.
수낵 총리 취임 후 첫 방문이지만 양국 정상간 회동은 12일 30분만 잡혀있다.
벨파스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일정은 얼스터대 벨파스트 캠퍼스 연설이다. 여기엔 북아일랜드 기업인들과 청년 대표 및 정치인들이 초청됐다.
BBC는 바이든 대통령이 벨파스트 평화협정 체결 후 평화와 번영을 지키기 위해 돕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북아일랜드 경제 지원 방안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아일랜드 주요 정당 지도자들을 만나지만 의회에서 연설할 계획은 없다.
북아일랜드 의회는 1년 넘게 마비 상태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북아일랜드와 영국 본토 사이에 무역 장벽이 생긴 데 반발하며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연정을 거부하는 탓이다.
영국과 EU가 최근 그런 문제점을 보완한 윈저 프레임워크에 합의했지만 DUP는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정치 갈등이 이어지면서 사회 불안도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정보당국은 지난해 한 단계 낮췄던 테러 위협을 '심각'으로 도로 올렸다. 경찰은 부활절 연휴 중 경찰을 겨냥한 테러 모의에 관한 정보가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영국 왕정을 떠나 아일랜드와 통일을 원하는 민족주의 무장단체인 신 IRA(아일랜드공화국군)는 최근 북아일랜드 경찰에게 총격 테러를 가했다.
전날 런던데리에선 영국 통치에 반발하는 봉기가 일어난 날을 기념하는 미신고 행진이 개최됐고 그 와중에 복면을 쓴 청년 몇몇이 경찰차에 화염병을 던졌다.
북아일랜드 경찰은 바이든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경계수위를 높이고 대규모 인력을 배치했다. 시내 중심가에는 바리케이드를 치고 도로를 차단했다.
벨파스트 평화협정 체결에 기여한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BBC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 방문이 북아일랜드 정치 갈등을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영향력과 압박은 다르며, 영향력은 신중하고 민감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일랜드는 '아일랜드의 아들' 바이든 대통령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그의 친척들이 사는 작은 마을들은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다들 들뜬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엔 어머니 쪽 조상인 오언 피니건이 1840년대 말까지 살던 동부 라우스주의 칼링퍼드, 14일은 조상 에드워드 블루윗이 살던 서부 메이요주의 해안 마을 밸러나로 향한다.
밸러나에서는 직접 인연이 있는 성당에서 연설을 한다. 과거 그의 조상이 성당 건립 때 쓰인 벽돌을 팔아서 미국으로 가는 뱃삯을 마련했다.
밸러나의 주민은 dpa 인터뷰에서 2016년 부통령 때 다녀가면서 대통령이 되면 다시 온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머니가 아일랜드계이고 부계도 아일랜드 혈통이 섞여 있다. 유년기 일부를 아일랜드계 외가 친척들에게 둘러싸인 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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