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증시를 움직인 주된 동력은 다시 높아지는 경기침체 우려도, 은행 위기 재발 공포도 아니다.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들이 내놓은 기대 이상의 1분기 실적이 불안한 거시경제 전망 속에서도 조금이나마 증시를 위로 밀어 올린 힘으로 평가된다.
경제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 느려지고 있다는 공식 지표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위기가 다시 불거진 지난 한 주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 상승,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S&P500 지수의 오름폭(이상 0.9%)을 넘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메가캡 기술기업들이 월가 전망치를 상회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거나 향후 실적 전망을 상향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 충격에 부진한 실적을 예상했던 투자자들은 생각보다 괜찮은 성적표를 확인한 뒤 빅테크들이 '포스트 팬데믹 숙취'의 최악 고비를 넘긴 것이라는 희망을 부풀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덕분에 특수를 누렸던 기술기업들은 이후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 정상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그러다 최근 들어 디지털 광고 시장이 안정화하고 랩톱 컴퓨터 구매가 회복 조짐을 보인 덕분에 빅테크 기업들은 지난 분기 예상보다 훌륭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와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주 실적을 공개한 빅테크주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발표 후 3천200억달러(429조원)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러한 최근 실적은 단지 전망치보다 나았을 뿐이지 예년만큼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예를 들어 이들 기업이 핵심 사업으로 여기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매출 증가율을 보면 MS가 27%, 아마존이 16%로 각 기업 역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구글만 클라우드 사업에서 첫 영업이익을 내며 소기의 성과를 이뤘을 뿐이다.
스코샤뱅크의 소프트웨어 수석 애널리스트인 패트릭 콜빌은 WSJ에 "두려워했던 것보단 낫지만 우리는 아직 숲을 다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가 대량 해고 등 비용 절감에서 일정 부분 비롯됐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구조조정에 앞장섰던 메타와 알파벳은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메타는 근 1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나, 성장 폭은 3% 미만으로 지난 2021년 1분기 47%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디지털 광고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위저는 WSJ에 "심리는 바닥을 찍었다"면서도 "하지만 두 자릿수대 성장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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