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 30일까지 입찰…JP모건·PNC·BOA 인수전 참가 전망
▶ 예금 전액 보장 여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미 인출된 예금 많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로이터=사진제공]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에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이 경우 SVB와 뉴욕 시그너처 은행에 이어 지난달 불거진 은행 위기 사태로 미국에서 한 달여 만에 문을 닫는 세 번째 은행이 된다.
다만 갑작스럽게 무너졌던 SVB와 달리 대형 은행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9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 금융당국은 조만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대한 '관리 경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은행의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고, 인수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등 민간 부문을 통한 구제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파산관재인을 맡아 자산을 강제 매각하는 등 지난달 SVB와 같은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당국이 이미 관리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오는 30일까지 대형 은행들을 상대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대한 입찰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그동안 이 은행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일부 은행들도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JP모건과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에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8일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 대형 은행이 인수전에 나선다는 것은 FDIC 관리 체제 하에서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자산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요구했던 것보다 낮은 가격에 자산을 인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이들 은행에 자산 인수를 요청하면서도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퍼스트리퍼블릭에 한 차례 지원을 한 대형 은행들로서는 자칫 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은행의 지원 구애를 사실상 외면해 왔다.
지난달 JP모건 등 미국 11개 대형 은행은 이 은행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급한 불을 끄기 위해 300억 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뒤늦게라도 대형 은행들이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은 이 은행이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85년 설립 이래 매년 수익을 내고 수익성 높은 자산 관리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문을 닫게 되면 SVB와 같이 은행은 일시 폐쇄되고 주식은 상장 폐지가 된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00달러를 초과했던 이 은행 주가는 지난 28일 3.51달러(4천706원)에 마감했고, 시간외 거래에서는 2.33달러(3천124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뱅크런으로 순식간에 무너졌던 SVB 사태 때와는 달리 시장 혼란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FDIC의 예금보험 한도인 25만 달러(3억3천525만원)를 초과하는 예금에 대한 보장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SVB와 시그너처 은행은 전액 예금 보호가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예금 보호가 되지 않는 금액은 이 은행 전체 예금의 68%에 달했지만, 이후 많은 예금이 인출됐다.
작년 말 대비 지난 1분기에만 예금액이 40% 이상 줄어드는 등 실제 예금 인출액은 1천억달러(약 134조원)가 넘었다.
또 백악관이 이 은행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즉각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금융시장에 혼란이 야기될 경우 앞선 두 은행과 같이 모든 예금에 대한 보장 가능성도 있다.
대형 은행들의 300억 달러 지원에 힘입어 간신히 위기를 넘기는 듯했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운명은 끝이 다가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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