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얼굴 없는 눈’(Eyes without a Face·1959) ★★★★½(5개 만점)

크리스티안의 가면을 쓴 얼굴이 귀기 서린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프랑스 공포영화의 전문 감독 조르쥐 프랑쥐의 서스펜스 가득한 시적 공포영화로 흑백 영
상미가 매우 아름답다. 프랑켄스타인 등 ‘미친의사’의 광적인 집념을 주제로 한 초현실적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서정적 공포영화다.
파리 교외에서 성형외과 병원을 운영하는 제네시에르(피에르 브라쇠르)는 자기가 몰던 차의 사고로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진 딸 크리스티안(에디트 스코브)의 얼굴을 회복해주는데 광적으로 매달린다. 제네시에르는 충실한 여조수 루이즈(‘제3의 사나이’의 알리다 발리)를 시켜 젊은 여인들을 납치한 뒤 수술실로 옮긴다. 여자들의 얼굴 피부를 따내 딸에게 이식수술을 하는데 매번 실패한다. 거울마다 검은 천으로 가린 대저택에서 얼굴에 하얀 가면을 쓴 채 사는 크리스티안은 자기 방과 실험실과 실험용 개들이 있는 곳을 오락가락 하는 것이 일과. 옷깃을 올린 백의를 입은 크리스티안이 얼굴에 쓴 하얀 가면에 난 두 구멍을 통해 밖을 내다보는 두 눈이 저 세상 여인의 것 같은데 걸음도 마치 유영하는 듯이 걸어 더욱 우아한 귀기를 발산한다.
한편 경찰은 얼굴 피부가 따내진 젊은 여인들의 연쇄 살인사건이 제네시에르와 관계가 있
다는 심증을 잡고 수사망을 좁혀간다. 그리고 결코 자신의 과거의 얼굴을 찾을 수 없다는것을 깨달은 크리스티안은 자기 때문에 젊은 여인들이 살해당하는 것에 좌절하고 절망하다가 광기가 발동, 처참한 비극이 일어난다.
제네시에르의 수술 장면이 충격적으로 공포감을 일으키는데 사람의 심리를 극도로 불안하고 두렵게 만든다. 크리스티안이 갇혀 있던 집에서 뛰쳐나와 쓰고 있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밤길을 물 흐르듯 걸어가는 주위로 흰 비둘기들이 날아가는 라스트신이야 말로 한편의 시다. 끔찍한 장면이 있는 공포영화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
박흥진 편집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프랑스영화는 안봅니다 박흥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