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 찰스 3세 영국 국왕 대관식
▶ 젊은층 중심 ‘군주제 회의론’… 팍팍한 경제에 막대한 비용도 눈치
왕실 “행사 줄이고 약자 포용” 조심, 영연방 12개국 공개서한도 부담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3일 런던 버킹엄궁전에서 열린 대관 축하 가든파티에 참석해 카밀라 왕비와 나란히 서있다. [로이터]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 6일(현지시간) 수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다. 영국과 14개 영연방의 군주가 됐음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는 자리다. 지난해 9월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1953년) 이후 70년 만에 치러지는 영국 대관식이다.
BBC방송 등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대관식은 역대 행사의 기본 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교회의 최고위 성직자인 캔터베리 대주교가 신에게 찰스 3세를 국왕으로 승인해 달라고 요청하고, 국왕이 신에게 ‘군주로서의 자세’를 다짐한 뒤, 대주교가 국왕에게 왕관을 씌워 주는 등의 의식 절차가 예상된다. 대관식이 끝나면, 찰스 3세는 런던 중심부를 행진하며 ‘새 국왕’으로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게 된다.
그러나 대형 축제를 앞둔 영국 왕실의 표정이 좋지만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대관식이라는 초대형 행사에 시선이 쏠리면 쏠릴수록, 엘리자베스 2세 서거 후 타올랐다가 겨우 잦아든 군주제 폐지론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BBC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달 14~17일 영국 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군주제에 찬성한다는 응답(58%)이 반대(26%)보다 많았지만 ‘18~35세 젊은 세대’에선 찬성 비율(39%)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관식에 관심이 없다”는 답변도 64%나 됐다. 영연방 국가의 반응은 더 싸늘하다. 호주, 캐나다 등은 기념행사를 생략하거나 대폭 축소했다.
또, 대관식에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국민 분노를 자극할 수 있다.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 후 경제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인 데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올해 3월 물가상승률은 10.1%를 기록했다. 서유럽에서 유일한 10%대다. 일반 국민의 주머니 사정이 개선될 기미도 별로 없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관식에는 1억 파운드(약 1,665억 원)가량의 비용이 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국민들은 이미 동요하는 모습이다. 사업가인 아쉴라이 필딩은 “거의 모든 것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며 “대관식에 납세자들 돈이 얼마나 드는지 듣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라고 뉴욕타임스에 토로했다.
문제는 그럼에도 왕실 전통 행사를 아예 생략하거나, 조촐하게 치를 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점이다. 내외빈이 대거 참석하기 때문이다.
이에 과거의 틀을 지키되, 규모를 축소하는 쪽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참석자 규모가 대폭 줄었다.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 당시 8,000명가량이 초대된 반면, 찰스 3세 대관식엔 2,800명 안팎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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