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7회의 전 부채한도 재협상… 쟁점·전망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을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전인 16일 다시 만난다. 이번 회동에서도 담판을 짓지 못한다면 미국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가 최고조로 치달으며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 연방정부의 재정이 실제로 소진되는 시기,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의 극적 합의 가능성 등에 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미 국채시장 수익률은 정치권이 부채한도에 합의할 시점으로 6월 말~7월 초를 지목하고 있다. 2011년, 2013년에 이어 최대 고비를 맞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논쟁을 정리해봤다.
①미 연방정부 ‘곳간’ 언제 바닥나나=14일 AP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는 31조 4000억 달러이며 이미 올 1월 상한에 도달해 재무부가 각종 특별 조치로 버티고 있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대규모 지출 삭감 없이 부채한도 상향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이 디폴트를 맞는 이른바 ‘X데이트(X-Date)’를 다음 달 1일로 제시했으나 미국 내에서는 이 시점을 단정 짓기 어렵다는 의견이 여전히 많다.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초당파정책센터(BPC)의 샤이 아카바스 경제정책국장은 “미국 정부가 6월 초 살얼음판에 놓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얼음이 얼마나 얇을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미 연방정부 재정이 6월 초 중대 고비를 맞는 것은 사실이나 기업들의 분기 세금이 유입되는 6월 15일까지 버틸 경우 7월 말까지도 디폴트 위기를 피할 수 있다는 진단을 제시한 바 있다. 공화당은 이를 근거로 옐런 장관이 ‘6월 위기설’을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②금융시장, 6월 말~7월 초 합의에 베팅=미국 정부가 실제로 디폴트를 맞을 경우 결과는 재앙에 가깝다. 미국 총지출의 10%를 차지하는 연방정부 지출이 막히는 만큼 실물경제에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증시 폭락은 물론이고 글로벌 국채시장이 마비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국채를 대량 매입한 전 세계 다수의 국가도 경제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여전히 합의 가능성을 낙관하고 있다. 양당의 합의 시점으로는 6월 말~7월 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지난주 미 국채시장에서 4주 뒤인 6월 13일 만기 미 국채가 5.7%의 수익률에 거래된 반면 8주 뒤인 7월 11일 만기 국채는 이보다 크게 낮은 4.8%의 수익률로 거래됐다. 이는 기관투자가들이 6월 중순까지는 디폴트 위기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지만 7월 11일에는 미국에 새로운 부채한도가 설정됐다는 가정하에 낮은 수익률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배런스는 분석했다.
③ ‘아마겟돈’ 닥치면 수정헌법 14조 발동하나=만약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이 끝내 합의점을 못 찾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연방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돼야 한다’는 ‘수정헌법 14조’가 발동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조항을 두고 미국의 일부 헌법학자들은 대통령에게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고 계속해서 부채를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해 바이든 대통령이 본인의 권한으로 부채를 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백악관과 옐런 장관은 선을 긋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정헌법 14조를 통한 부채 발행은) 소송을 당할 수 있고 그 사이 추가적 (부채한도) 연장이 없으면 결국 (디폴트)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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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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