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7 참석 젤렌스키 “남은 것 없다”, 1년 공방 끝 러 함락 사실상 인정
▶ 푸틴도 “러 해방 작전 완수” 축하…미, 우크라에 F-16 지원 ‘무게추’
러 “서방 엄청난 위험 초래” 엄포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가운데) 대표가 20일 우크라이나 도네츠쿠주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국기를 들고 바흐무트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선언하고 있다. [로이터]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승부처로 여겨진 ‘바흐무트 공방전’이 결국 러시아군의 승리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10개월 가까이 양측이 교전을 거듭한 끝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흐무트 완전 장악을 공식화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를 거의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로선 이번 전쟁의 상징적 요충지였던 바흐무트를 끝내 러시아에 내준 셈이다.
다만 이로써 전쟁의 판도가 러시아 우세로 기울었다고 속단하는 건 이르다. 일단 우크라이나 측이 ‘바흐무트 함락’을 부인하며 대통령의 종전 발언을 정정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F-16 전투기를 비롯, 서방의 강력한 무기 지원을 등에 업고 대대적 반격에 나설 공산이 크다. 당초 예고했던 봄철 대반격이 조만간 본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바흐무트가 파괴됐고, 남아 있는 게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비극이지만, 오늘 바흐무트는 우리 마음속에 남게 됐다”고 덧붙였다. 주요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가 러시아에 함락됐다는 걸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부랴부랴 정정에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바흐무트가 우크라이나의 통제하에 있느냐. 러시아인들은 바흐무트를 함락했다고 한다’라는 기자 질문에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한 뒤 이어져 나온 탓에 오해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바흐무트 점령’ 주장을 부인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차관도 “우리 군이 바흐무트 교외 측면에서 진격 중이고, 이곳 일부를 여전히 통제 중”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몇 시간 후 “우리 군이 바흐무트에 남아 있다. 러시아에 함락된 게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바흐무트 대첩(大捷·크게 이김)’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전날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인 바그너그룹과 러시아 국방부는 “바흐무트 해방을 완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푸틴 대통령이 바흐무트 해방 작전 완수를 축하했다”고 승리를 공식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G7 외교전’에 ‘바흐무트 완전 점령’ 선언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아니다’라는 짧은 답변이 혼란을 유발했지만, 그는 ‘도시의 상실’처럼 보이는 식으로 한탄하며 슬픈 어조로 말했다”며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 통제권을 거의 잃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서방의 대규모 무기 지원을 통해 국면 전환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마침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숙원이던 ‘F-16 전투기 지원’ 방침을 시사한 건 천군만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9일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의 F-16 전투기 훈련 계획을 전격 승인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F-16을 조종할 수 있도록 미국이 훈련을 돕겠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하며 경고했다. 알렉산더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의 F-16 지원 방침에 대해 전날 “서방에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계획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