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26일 키이우에서 만난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우)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 [로이터=사진제공]
미국 상원의원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와의 전쟁 상황에 대해 언급한 영상을 근거로 러시아가 해당 정치인에 수배령을 내렸다.
그러나 러시아가 혐의점을 둔 영상 속 미국 상원의원의 발언은 편집된 것이어서 실제 대화 맥락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내무부는 29일(현지시간)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을 수배하기로 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나눈 대화 영상 속 발언을 토대로 범죄 혐의점을 조사하기로 한 러시아 국가수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해당 영상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지난 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짧은 분량으로 편집해 공개한 것이다.
이 영상에서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러시아인들이 죽어가고 있다", "미국은 최적의 자금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했다"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러시아 당국은 이 부분을 두고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러시아인들을 살해하는 데 지원한 미국의 돈은 최고였다'는 뜻으로 말했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이 영상 속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향해 "그런 상원의원을 두는 것보다 국가에 더 큰 수치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비난했다.
반면 전체 영상에 나온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발언에는 러시아가 범죄 수사를 개시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최근 다시 공개한 전체 대화 영상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총 380억 달러(5조464억여원)에 이르는 지원을 해 준 미국에 감사를 표하자 "우리가 지금까지 한 것 중 최적의 자금 지원"이라고 답한다.
이어 미국인들이 자유를 위해 싸웠던 때를 회상하면 우크라이나인들과 유사하다는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발언이 이어지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그런 생각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언급한다.
"러시아인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말은 이런 대화가 오간 이후에 등장하는데, 이를 편집한 채 이어 붙인 결과 오해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러시아 측은 영상 편집 과정에 관한 보도가 나온 이후 아직 추가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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