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비용에 수입 절반 지출, 전국 27%보다 월등히 높아
▶ 높은 집값·모기지 급등 등 팬데믹 전 감소세에서 반전
LA 주택 소유주 중 40%가 수입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주거비로 지출하면서 빠듯한 생활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LA 지역에서 40%가 넘는 주택 소유주들이 수입 중 절반에 육박하는 금액을 주택 및 주거 관련 비용으로 지출하면서 경제적 부담에 고통을 겪고 있는 이른바 ‘하우스 푸어’(house poor)로 전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급등과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주거 관련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택 소유주들을 하우스 푸어로 내몰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상공회의소가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하우스 푸어는 보유 주택 자산 가치가 높지만 보유한 현금 자산이 부족해 생활비 여유가 없어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가구를 뜻한다. 수입의 30%를 초과해 주택 및 주거 관련 비용을 치출하는 가구를 하우스 푸어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 보고서에 따르면 LA 지역에서 40%가 넘는 주택 소유주들이 하우스 푸어로 조사 대상인 전국 170개 인구 밀집 도시 중에서 두번째로 하우스 푸어 주택 소유주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LA의 경우 주택 소유 가구의 연 수입 중간값은 12만2,032달러로 매월 주거 관련 비용으로 2,972달러를 지출하고 있으며 1년 동안 주거 관련 비용으로 3만5,664달러를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LA 주택 소유주들 중 40%가 넘는 홈오너들이 수입의 48.7%를 주택과 주거 관련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주거 관련 비용에는 모기지 상환금과 렌트비, 재산세, 각종 유틸리티 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LA 지역의 절반 가까운 하우스 푸어 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5년에서 2019년까지 4%포인트 감소세를 보였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 들어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미 전역 주택 소유주 중 하우스 푸어에 해당하는 주택 소유주의 비율은 27%로 LA 지역에 비해 절반 수준을 보였다. 2015년에 하우스 푸어의 주택 소유주는 29.4%였고 2019년에는 26.5%로 줄었다. 팬데믹 기간 중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반등세를 보였다.
하우스 푸어로 전락한 주택 소유주들이 늘어난 데는 모기지 금리의 급등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모기지 금리는 3%대에 머물렀지만 7%대를 넘어서면서 2002년 이후 정점을 찍었다. 올해 들어 모기지 금리는 하향세를 보이면서 5% 중후반대에 머물고 있지만 신규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높은 수준의 모기지 금리이다 보니 모기지 상환금 부담이 더 커졌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도 하우스 푸어 양산에 한몫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OI)는 지난해 6월 9.1%를 찍은 뒤 10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장기간의 인플레이션으로 실질 임금은 줄어들면서 부채 상승과 함께 주거비가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앞으로 연방 기준금리의 향배다. 지난 4월 CPI가 4.9%로 상승폭이 크게 떨어지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4월 개인소비지출(PCE)가 전년 동월 대비 4.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모기지 금리 하락 여부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게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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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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