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사무라이’(Le Samourai·1967) ★★★★½(5개 만점)

고독한 킬러 제프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아파트를 나서고 있다.
신사복 정장에 타이를 맨 킬러는 트렌치코트를 입은 뒤 코트 깃을 올리고 이어 페도라를 쓴다. 킬러는 페도라의 앞을 손으로 좌우로 쓰다듬은 뒤 문을 열고 아파트를 나선다. 킬러는 이어 길에서 자동차를 훔쳐 탄 뒤 차고에 들러 자동차 번호판을 바꾸고 차고 주인으로부터 권총을 건네받고 임무를 위한 목적지로 간다. 목적지에 도착한 킬러는 손에 흰 장갑을 낀 뒤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살인을 저지른다.
이 무표정한 얼굴의 킬러가 프랑스 갱영화의 명장 장-피에르 멜빌의 우아한 스타일을 지닌 ‘사무라이’의 주인공 제프 코스텔로다. 제프로는 몸에서 차가운 기운이 도는 비수 같은 눈동자를 지닌 알랑 들롱이 나온다. 이 영화는 1940년대의 미국 갱스터 영화와 1960년대의 프랑스 팝문화 그리고 일본 사무라이 영화의 외톨이 검객의 얘기를 칵테일 한 쿨 한 작품이다.
파리의 칙칙하게 어두운 곰팡이 색깔의 검소한 싱글 룸 침대에 누워 담배를 피우는 제프를 카메라가 멀리서 찍은 장면으로 시작된다. 앙리 드카에의 무드 짙은 촬영이 영화의 스산한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프로 킬러인 제프는 목표를 살해하기 전에 고급 창녀인 애인 제인(들롱의 부인 나탈리 들롱)을 찾아가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는다.
제프의 목표는 고급 클럽 마티스의 주인. 임무를 마치고 나오는 제프를 클럽의 몇 명의 사람들이 목격하는데 그 중에서도 제프의 얼굴을 정면에서 가까이 본 사람의 클럽의 흑인 여 피아니스트 발레리(캐시 로비에). 발레리가 치는 재즈곡과 함께 프랑솨 드 루베가 작곡한 재즈음악이 킬러영화의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제프는 자기 일의 대가를 받으러 갔다가 배신을 당해 자기를 고용한 자가 보낸 하수인이 쏜 총에 팔에 부상을 입는다. 이 때부터 제프는 복수를 하려고 자기를 고용한 자를 찾는다.
한편 형사반장(프랑솨 페리에)이 이끄는 수사팀이 수사에 나서면서 제프를 비롯한 거리의 무법자들이 대거 경찰서에 끌려온다. 클럽에서 제프를 목격한 사람들이 서로 엇갈리는 증언을 하는 가운데 발레리도 제프가 살인자가 아니라고 위증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제인도 제프가 살인사건이 있던 날 자기와 함께 있었다고 위증하면서 제프는 일단 풀려난다. 그러나 형사반장은 제프가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그의 뒤를 집요하게 따라붙는다.
자기를 배신한 자의 이름과 주소를 알아낸 제프가 찾아간 집은 발레리의 집. 제프는 배신자를 사살하고 이어 마티스 클럽으로 간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흰 장갑을 끼고 발레리에게 다가가 그에게 총을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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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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