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전 일식집 마련…곧 나올 둘째 아이 기다리며 꿈꿨던 행복 물거품
▶ 교민들 “영문도 모른채 총에 맞는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난 13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남편과 함께 출근을 하다가 '묻지마 총격'을 당해 목숨을 잃은 30대 한인 여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5일 시애틀 교민 사회 등에 따르면 임신 8개월이었던 권 씨는 사건 당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일식집의 문을 열기 위해 출근하는 중이었다고 한다.
일을 하기 위해 두 살 난 첫째 아이는 지인에게 맡겼다.
이들 부부는 두 달 뒤 태어날 둘째 아기와 함께 만들어갈 행복을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부부의 꿈이 익어가는 일식집을 불과 1㎞도 남겨두지 않고 신호대기 중이던 이들에겐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직접 운전을 하던 권씨는 아무 영문도 모른 채 건너편에서 날아온 총탄에 머리와 가슴 등을 맞고 그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권 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둘째 아이 분만 수술을 받았지만 아이도 숨지면서 네 식구의 행복은 일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미국 영주권자인 이들은 5년 전 어렵게 이 일식집을 마련했다고 한다. 일식집을 마련한 뒤 2년이 지나 코로나19가 들이닥치며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이들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버텨냈다.
딸의 사망 소식에도 한국에 있는 권 씨 부모는 사정이 있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에 총알을 맞은 남편은 퇴원해 경찰 조사 등을 받고 있지만, 아내와 아기를 잃은 큰 슬픔에 빠졌다.
아직 장례 일정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씨 부부가 운영했던 일식집에는 꽃다발과 위로 편지들이 쌓이고 있다.
이들 부부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한인 사회에서는 권 씨 친구들을 중심으로 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잇단 총격 사건에 한인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지난 1월 인근 지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김모 씨가 괴한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지 5개월 만에 다시 총격에 의한 사망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권 씨는 차 안에서 운전 중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의의 총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교민사회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한 교민은 "미국에서 총기 사건사고가 잦아 평소에 조심하지만, 영문도 모른 채 총에 맞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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