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전 의도 통킹만 사건 조작
▶ ‘펜타곤 페이퍼’ 폭로한 엘즈버그
베트남전쟁의 실상이 담긴 미국 국방부의 극비 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폭로한 대니얼 엘즈버그가 16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엘즈버그의 가족은 성명을 내고 췌장암을 앓던 그가 미 캘리포니아주 켄싱턴 자택에서 고통 없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엘즈버그는 이메일을 통해 자신이 췌장암 진단을 받았으나 화학요법 등은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메일에서 그는 “펜타곤 페이퍼를 복사했을 때 나는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됐다고 생각했지만, (베트남전) 종전을 앞당길 수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운명이었다”고 했다.
펜타곤 페이퍼는 미국 국방부 기밀문서 ‘미합중국-베트남 관계, 1945~1967년’을 가리키는 것으로, 7,000쪽 분량이다. 미국 정부가 베트남전 개입 명분을 쌓기 위해 ‘통킹만 사건’ 등 무력 충돌 일부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담고 있다. 당시 미 국방장관이던 로버트 맥나마라도 뒤늦게 회고록에서 통킹만 사건이 미국의 자작극이었음을 실토했다. 미군 5만8,000명과 수백만 명의 베트남인의 목숨을 앗아간 베트남전은 미국 현대사에 아픈 상처를 남긴 ‘실패한 전쟁’으로 꼽힌다.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해병대에서 복무하다가 국방장관 고문으로 일하던 ‘군사 엘리트’ 엘즈버그는 1965년 베트남 전장에 파견됐다. 눈으로 직접 맞닥뜨린 전쟁의 참상에 이어, 펜타곤 페이퍼 작성에도 참여하면서 환멸을 느낀 엘즈버그는 ‘반전주의자’로 변모했다. 반전 메시지를 담은 글을 신문에 기고하고, 징병에 저항하는 이들의 재판에도 증언자로 섰다. 또 동료와 함께 펜타곤 페이퍼를 복사한 뒤 의회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거부당하자 결국 NYT와 WP에 이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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