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수교의 산파역’ 환대 통해 바이든에 중 압박 중단 메시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수교의 산파’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키신저 전 장관의 존재감을 한껏 띄웠다. 미국 외교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의 공존’을 주장해왔다. 그의 조언을 참고해 중국에 대한 거친 압박을 중단하라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20일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과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회동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라오펑유(朋友ㆍ오랜 친구)를 절대 잊지 않는다”며 키신저 전 장관에게 인사했다. 이어 “키신저 전 장관은 얼마 전 100세 생일을 지냈고 중국을 100번 이상 방문했다”며 “이 두 개의 ‘100’이 합쳐져 이번 방중은 더욱 특별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중·미 양국은 중대 전환점에 있었던 52년 전에 올바른 선택(수교)을 통해 관계 정상화를 열었다”며 “키신저 전 장관의 역사적 공헌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시 주석은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우리 두 나라 사이의 관계는 세계 평화와 인류 사회의 진보와 관계가 있다”며 “중국을 방문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냉전 시기 외교관으로 활약한 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미중 핑퐁외교를 통해 1979년 미중 수교를 이룬 주역이다. 미중관계가 악화된 최근 들어서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미중이 전쟁하면 승자는 없다”고 말하는 등 대(對)중국 유화 기조를 유지했다. 18일 미국의 제재 대상인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키신저 전 장관은 “미중 가운데 어느 한쪽도 상대방을 적수로 삼는다면 대가를 감당할 수 없다”며 갈등 국면의 반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과 키신저 전 장관의 회동은 2019년 11월 이후 4년 만이다. 시 주석은 첫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있던 2015년 3월에도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나 “중·미가 대립을 지양하고 신형 대국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에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강경한 중국 정책을 이완해야 한다는 중국의 의중이 드러났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