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예산안 합의없이 본회의 없다”…野 “이동관·검사 탄핵안 단독처리 불사”
▶ 野, ‘단독 수정 예산안’ 카드 꺼내…與 “민생 아닌 정쟁용 예산”
▶ 예산안 법정시한내 처리 불투명…끝없는 정쟁속 여의도 한파 예보

각자 자리로 향하는 여야 원내대표.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9일(한국시간)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예산 국회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탄핵소추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 속에서 정쟁에 매몰되고 있다.
원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위원장과 일부 검사들에 대한 탄핵안을 오는 30일(이하 한국시간)과 다음 달 1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들 본회의가 예산안 통과를 위해 잡아놓은 것인 만큼 탄핵안과 같은 정치적 목적으로 본회의를 소집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다 민주당은 26일 '단독 수정 예산안' 카드를 꺼내 들며 여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고, 국민의힘은 민생 예산 증액을 포기한 정쟁용 예산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우선 국민의힘은 예산안 처리 합의 없이는 30일과 다음 달 1일 본회의도 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산안 합의 없이 연이틀 본회의를 열면 민주당이 탄핵안을 처리할 '판'만 깔아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30일과 다음 달 1일 본회의는 예산을 합의 처리하기 위한 것이지 정략적 목적이 분명한 탄핵을 위한 '방탄 정쟁' 본회의가 아니다"라며 "정쟁용 탄핵을 멈추고 민생과 예산에 집중해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과 김 의장이 합심해 본회의를 강행할 경우 국민의힘이 이를 직접 저지할 수단은 없다.
국민의힘은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토론) 철회' 카드로 민주당의 허를 찔렀던 전력이 있다. 이번에는 내년도 예산 협상이 대응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예산 증액에는 정부 동의가 있어야 하고, 결국 여당과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완력으로 밀어붙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인 셈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년 총선 전 마지막 예산 국회다. 지역구 예산을 포기하는 무모한 행동을 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30일·12월 1일 본회의'는 이미 여야 간 합의된 의사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드시 이틀 연속 본회의를 열어 '이동관 및 검사 탄핵소추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하는 만큼 민주당으로선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정기국회 내 탄핵 소추 가능성이 불투명해진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원내 지도부는 국민의힘이 예산안 심사 지연을 내세운다면 단독으로라도 본회의를 열어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할 태세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30일 본회의에) 여당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정의당을 비롯해 무소속 의원들과 함께 법안 등을 처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회 예결특위 민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법정 기한 안에 예산심사를 마무리하도록 하는 게 정부 역할인데도 반대로 마무리되기 어렵게 정부·여당이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어 "이는 11월 30일까지 심사를 마치지 않은 경우 그다음 날 정부 원안이 부의되는 국회법 85조의 3 자동부의조항을 악용한 것"이라며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수정 예산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정부 동의가 필요한 증액은 빼고서라도 감액으로만 수정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벌써 야당 단독으로 수정안을 만들겠다는 말이 나온다"며 "그러나 야당 단독 수정안은 증액 포기 선언이나 다름없다. 예산안에는 정쟁이 아니라 민생이 담겨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관건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바람대로 해당 날짜에 본회의를 열어주느냐다.
민주당은 김 의장이 '30일·12월 1일 본회의 개최'를 약속했다고 주장하지만, 예산안 여야 합의가 불발되면 본회의 일정을 뒤로 미룰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산안 처리가 무산된 상황에서 탄핵소추안만 의결되면 여야 관계가 자칫 파국으로 향하면서 예산안 처리가 기약 없이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김 의장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 의장은 이번 주에도 여야 양측을 중재하며 협상을 통한 합의 도출을 계속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 의장이 30일과 내달 1일 본회의를 열겠다고는 했지만, 그때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올해 예산안은 무조건 법정시한인 12월 2일 안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게 의장의 현재 입장"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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