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2019년식 산타페·투산·포르테·스포티지 특히 취약
차량 절도 방법을 보여주는 일련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이 확산하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일부 모델 도난 사고가 최근 3년간 10배 넘게 늘어났다고 CNN방송이 4일 보도했다.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계열 고속도로손실데이터연구소(HLDI)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와 2023년 상반기 사이 현대차와 기아의 일부 취약 모델 도난 보험금 청구가 1,000% 이상 증가했다.
2020년 상반기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1천 대 중 약 1.6대가 도난당했는데, 이는 다른 브랜드 차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3년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차량 도난 신고는 1천 대당 11.2대로 급증했다. 다른 브랜드 차량 도난 비율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23년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 도난 보험금 청구 건수는 다른 제조사 차량에 비해 7배 이상 높았다.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제작된 특정 모델이 특히 취약했다. 현대 싼타페와 투싼, 기아 포르테와 스포티지 모델이다. 이들 차량은 키를 넣고 돌려 시동을 거는 방식인데,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거는 차량에 비해 도난 가능성이 약 2배 높다.
현대차·기아의 이 연식 차량 상당수는 기본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았다. 다른 브랜드 모델은 같은 연식 차량에도 장착돼 있다. 전자식 이모빌라이저는 차량에 있는 컴퓨터 칩과 키에 있는 칩이 상호 통신해 차량 키가 정품이고 실제 해당 차량의 키인지를 확인해준다.
USB 케이블의 금속 끝을 이용해 시동을 거는 차량 절도 수법은 소셜 미디어, 특히 틱톡을 통해 많이 확산됐다.
현대차·기아의 차량 파손 신고도 급증했다.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 다른 차량의 3배에 달한다. 이런 차량 파손은 차량을 훔치려다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차량 절도가 많이 늘어난 것은 관련 수법이 SNS를 통해 확산된 탓도 있지만 이런 흐름을 다룬 기사에 차량의 취약성이 담긴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HLDI의 매트 무어 수석 부사장은 언론 보도가 사람들에게 차량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은 취약 차량을 소유한 소비자들에게 해결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현대차와 기아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차량 도난 방지를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의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차량 소유자 900만 명에게 2억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도난 및 파손 차량에 대한 보상금,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 설치를 비롯한 기타 도난 방지 조치 비용도 합의에 포함됐다.
기아의 제임스 벨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소셜미디어에서 홍보되고 대중화된 절도에 대응해 고객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하고 있다"면서 고객들에게 기아가 배포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설치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