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경에 갱단 22곳 해체 명령… “검사·판사 등 조력자 모두 처벌”
▶ 폭력·테러 행위 격화… “11명 피살·교도관 130명 인질로 잡혀”

에콰도르 정부는 갱단 폭력에 맞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4.1.11[로이터=사진제공]
취임하자마자 국가 근간을 흔드는 폭력 사태를 마주한 '전 세계 최연소 국가 지도자', 다니엘 노보아(36) 에콰도르 대통령이 사회 혼란을 주도하는 갱단을 향해 전쟁을 선포하고,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노보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 방송 '카넬라'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목격되는 폭력의 물결은 갑자기 나온 게 아니라 우리 정부의 강력한 보안 강화 계획에 반발한 범죄 집단에 의해 조장된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테러 단체에 맞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이어 전날 '내전 상태' 임을 선언하는 긴급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주요 갱단 22곳을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군과 경찰에 대테러 작전 수행을 명령했다.
에콰도르 대통령은 갱단의 조력자 역시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범죄자들의 뒤를 봐주는 검사와 판사 등도 모두 찾아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언급은 에콰도르 갱단이 사법부를 비롯한 국가 기관 일부 관계자에 지속해 뒷돈을 주며 각종 내부 정보를 빼내거나 편의를 요청했다는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일간지 엘우니베르소는 실제 '로스 초네로스' 카르텔 수괴인 아돌포 마시아스가 최근 상대적으로 낮은 보안 등급의 교도소로 이감 결정을 받았는데, 이런 결정을 내린 판사가 이날 보직해임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피토'라는 별명을 가진 마시아스는 최근 탈옥했다.
지난해 11월 23일 취임한 뒤 두 달도 안 된 노보아 대통령은 일상적인 국정 운영 능력을 검증받기도 전에 맞닥뜨린 심각한 치안 위기 앞에서 강공으로 대응하며 "결단력 있는 조처와 국제적 지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에콰도르에서는 무장 괴한의 방송국 난입, 경찰관 피랍, 대법원장 자택 주변 폭발물 테러, 대학교 시설 점거, 차량 방화 등 전국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이어졌다.
에콰도르 경찰은 "오후 1시 30분께부터 10시 30분께까지 약 9시간 동안 11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며 TV방송국을 포함한 32개 건물이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교정당국은 최소 5곳의 교도소에서 130여명의 교도관과 직원들이 수감자에게 인질로 붙잡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에콰도르 정부에 대한 주변국 지지 표명도 잇따르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에콰도르 무장단체의 공격을 규탄하며 "범죄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썼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역시 기자회견에서 "에콰도르 형제자매들과 함께하며,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아르헨티나와 칠레 정부 역시 에콰도르 정부와 연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에콰도르 정부는 대형 교도소 2곳 신설과는 별도로 과밀 수용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주부터 외국인 수감자를 추방할 예정이다.
노보아 대통령은 "콜롬비아, 페루, 베네수엘라 등 가까운 나라 출신 외국인 수감자 1천500여명을 국경 밖으로 순차적으로 내보낼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교도소 수용 능력을 확보하고 수감자 관리에 들어가는 지출을 크게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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