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랜초 팔로스버디스 등지서
▶땅·도로 꺼짐…산사태 지속
▶ 롤링힐스 한인 주택도 피해
▶주민들 재난지역 선포 요구
지반 침하가 일어난 랜초 팔로스버디스 주택가에서 20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내려 앉은 도로에 빗물 침투를 막기 위해 검은 비닐이 덮여 있고 기울어져 손상된 주택은 출입이 차단돼 있다. [박상혁 기자]
남가주의 폭우 사태가 해안가 부촌들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계속되는 폭우로 지반 약화가 심해지며 곳곳에서 땅이 꺼지고 산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위기를 느낀 랜초 팔로스버디스의 시의회와 주민들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이곳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20일 랜초 팔로스버디스 시의회는 개빈 뉴섬 주지사에게 해당 지역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해달라고 요청했다. 랜초 팔로스버디스 시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이 지역의 지반 이동 속도는 이전에 비해 3~5배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토지가 연간 10피트까지 이동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주택은 약 400채에 달한다.
랜초 팔로스버디스시와 계약해 지반 이동을 추적하고 있는 지질학자 마이크 필립스는 “지난 16년 동안 산사태를 지켜봤지만 현재는 이전과 달리 매우 심각한 상태”라며 “700에이커가 넘는 면적에서 빠른 속도로 토지이동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당초 랜초 팔로스버디스시는 팔로스버디스 드라이브 사우스 북쪽에 있는 포르투갈 밴드 지역을 장기적으로 안정화하기 위해 약 3,300만 달러 규모의 산사태 복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 프로젝트는 최종보고서를 올해 9월 시의회에 제출하고 내년 초에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지반 이동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시의회는 일정을 앞당기길 원하고 있다고 20일 LA 타임스는 전했다.
현재 이 지역 거리 곳곳이 모래주머니로 덮여 있고 주황색 원뿔과 산사태 피해 경고 표지판이 놓여 있으며 균열된 도로에는 플라스틱 방수포가 덮여있는 상태다. 일부 주택들은 지반 침하로 벽에 금이 가고 일부 시설물이 붕괴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한인들에게 ‘유리교회’로 알려진 랜초 팔로스버디스의 역사적인 웨이페어러스 채플도 지반 불안정을 이유로 지난주 무기한 폐쇄됐다. 지난 15일 웨이페어러스 채플은 교회 웹사이트를 통해 “불안정한 지반으로 인해 예배당과 주변 부지를 즉시 폐쇄한다”고 밝혔다. 폐쇄된 교회 건물 뿐 아니라 인근에 인접한 해안도로 팔로스버디스 드라이브 사우스도 일부구간이 휘거나 도로포장이 꺼져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지난해 7월 인근 롤링힐스 에스테이트에서는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한인 소유 주택 2채를 포함해 인근 주택 12채가 무너져 내린 일도 있었다.
당시 당국은 산사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가뭄 이후 내린 폭우로 빗물이 지하 깊숙이 흘러들었고, 축적된 물이 압력을 높여 땅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런가하면 오렌지카운티 다나포인트에도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해 1,000만 달러가 넘는 고급 저택들이 낭떠러지에 몰리기도 했다. 시정부는 3개 저택 모두 당장 붕괴 가능성은 없지만 주택의 안전성 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거주하기에 적합한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재니스 한 LA 카운티 수퍼바이저는 19일 성명을 통해 개빈 뉴섬 주지사실에 팔로스버디스를 포함한 해안가 지역의 지반 상태를 주정부 차원에서 긴급하게 점검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한 수퍼바이저는 “주지사가 이곳에 와서 굽은 길과, 가라앉고 파손된 집을 직접 본다면 요청의 긴급성을 이해할 것으로 생각 한다”며 “이 지역 상황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랜초 팔로스버디스시는 캘리포니아 해안 위원회, 어류 및 야생동물국, 지역 수질 관리 위원회 및 남부해안 대기관리국 등으로부터 따로 검토를 받지 않고 지반안정화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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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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