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 9일째 사실상 공백…여권 내부서 ‘비서실장부터 인선’ 목소리 커져
▶ 총리 후보엔 김한길·이재오·오연천 등 물망… ‘박영선 카드’ 불가론 확산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국립4·19민주묘지 참배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투톱'인 새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인선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4·10 총선 직후인 11일(이하 한국시간) 한덕수 총리와 이관섭 비서실장 등이 사의를 표명한 후 조기에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19일 현재까지 9일째 장고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총선 후 쇄신의 상징이 될 첫 인적 개편인 만큼 숙고를 거듭하는 듯하다.
게다가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고사하거나, 후보군에 대한 여야의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까지도 여러 정치권 안팎 인사들로부터 인사 추천을 받고 의견도 구하면서 후보군을 좁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인사는 좀 더 기다려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19일 비서실장부터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왔지만, 주초로 미뤄질 가능성이 큰 분위기다.
다만 마냥 인사를 미룰 수는 없는 형국이다.
여권에서는 총선 패배를 수습하기 위해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첫 착점을 이미 실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후임 인사가 늦어지면서 '비선 실세' 논란과 같은 인사 난맥상마저 드러나면서 대통령실은 더욱 곤란한 처지가 됐다.
이에 따라 별도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필요 없는 비서실장 인선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공식 의사 결정 라인인 이관섭 비서실장을 비롯해 대통령실 고위 참모가 모두 사의를 표명한 '공백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최근 인사를 둘러싼 혼란을 초래한 것도 사실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대로 내려가는 상황에도 대통령실이 제대로 대응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권영세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지금 급한 건 비서실장과 사의를 표명한 대통령실 참모들을 임명하는 절차"라고 강조했다.
비서실장 후보로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부상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충청권에 기반을 둔 정 의원은 국회 부의장을 지낸 5선 중진으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일해본 경력도 있어 정무 감각과 경륜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윤 대통령과 친분도 두터워 현안마다 가감 없는 조언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장제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이름도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오르내린다.
총리 후보로는 민주당 출신인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물망에 있다. 정진석 의원은 일각에서 총리 후보로도 거론된다.
다만 '박영선 카드'는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는 분위기다.
국회 임명 동의 표결이 걸림돌이다. 이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정치 공작'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고, 국민의힘에서도 과거 박 전 장관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과 함께 대여 공세의 선두에 섰던 이력 등을 들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박영선 총리설'이 대통령실 관계자발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오고, 대통령실은 공식 부인하는 난맥상이 펼쳐지면서 야권에서는 '비선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부담스러운 상황이기도 하다.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됐던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박 전 장관 카드는 이러한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총리 인선이 장기화하면서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오연천 전 서울대 총장 등 새로운 인물이 자기 의사와 관계 없이 거론되기도 한다.
이 이사장은 5선 의원 출신에 원내대표, 특임장관까지 지내 입법·행정을 아우르는 국정 운영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박지원 전 원장은 YTN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저한테 (국무총리를) 추천하라고 하면, 여당 내에서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명박 정부 때 이재오 당시 특임장관이 자신에게 와서 "야당에서 총리를 추천해보라"고 해서 당시 김황식 감사원장을 추천했다는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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