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에만 16만5천 배럴…올해 누적공급량, 안보리 결의 한도 이미 넘어”
▶ 러, 대북제재 이행 감시 패널 해체 주도하면서 직접 제재 위반
▶ 백악관 “북러간 무기-정제유 거래에 맞서 제재 부과 노력할 것”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로이터=사진제공]
미국 정부는 2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서 규정한 연간 공급 한도를 넘는 정제유를 올해 들어 지금까지 북한에 제공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한 러시아가 대북 제재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행보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이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 등 무기를 제공받아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지난 3월 한 달 동안에만 북한에 16만5천 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공급했다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러시아는 (그동안) 보스토치니 항구에서 북한으로 정제유를 운송해왔다"며 러시아의 선적량은 이미 안보리가 (초과 공급 금지를) 의무화한 연간 한도(50만 배럴)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브리핑에서 커비 보좌관은 연간 한도로 '500배럴'을 언급했으나 이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상 북한의 정제유 수입 연간 한도인 '50만 배럴'을 잘못 언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7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르면 북한은 매년 50만 배럴을 초과하는 정제유를 수입할 수 없게 돼 있다.
커비 보좌관은 "러시아와 북한 항구의 근접성을 감안할 때 러시아는 이런 수송을 무한정 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비 보좌관은 또 이 거래에 대해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직접 위반해가며 북한산 탄도 미사일을 공급받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하는 것과 연결된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9월 북러정상회담 전후를 기점으로 북한이 탄약과 탄도 미사일 등을 러시아에 대량 공급해준 데 대한 '반대 급부' 차원에서 이뤄진 대규모 정제유 제공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와 함께 커비 보좌관은 러시아가 대북 정제유 공급 한도를 넘어서는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한 것과, 러시아가 안보리 거부권을 남용해가며 안보리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을 해산(4월30일자)시킨 일을 연결했다.
커비 보좌관은 "어제(5월1일)는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에 대한 객관적이고 포괄적인 보고를 지난 15년간 제공해온 전문가 패널이 해체된 이후 첫날이었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이는 러시아 측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감추기 위한 계산된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상의 한도를 어겨가며 정제유를 북한에 제공하는 동시에 그것을 감시하고 지적할 기구를 해체했다는 지적이었다.
커비 보좌관은 "북한과 러시아간의 무기와 정제유 이전(거래)을 촉진하기 위한 모든 활동에 맞서 미국은 (북한과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유엔 안보리 차원의 신규 대북 제재가 러시아의 거부권 벽을 넘기 어렵게 된 상황에서 북한과 러시아 등을 겨냥한 독자 제재를 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대북 제재 감시기구를 해체하는 동시에 대북 제재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보리 결의 위반인 북한 핵무기·탄도미사일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엄중한 도전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3월 28일 안보리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 결의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안보리 상임이사국(미·영·프·중·러)만 가진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로써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설치돼 북한의 제재 위반 혐의 사례를 조사하고 매년 두 차례 심층 보고서를 발간해온 전문가 패널이 4월30일부로 해체됐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이 결국 대북 제재를 영구적으로 해체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제기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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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리 잘 논다. 러시아, 중국, 북한, 이 것들 근처에 똘똘 모여 잘 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