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日은 동맹으로서 매력 줄겠지만 美 안보지원 줄이지 말아야”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서 동아시아의 인구 통계학적 변화가 미국에 "큰 전략적 선물"이 될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가 진단했다.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정치경제 전문가인 니컬러스 에버스탯은 지난 8일(현지시간)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동아시아의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해 "동아시아의 손실은 중국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미국에는 지정학적 이득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에버스탯은 인구가 국력의 근본이라면서 동아시아 국가들이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경제 발전과 투자, 부의 축적, 사회안전망 운영, 군 병력 동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인구 감소가 동아시아 국가들의 노동력보다 군 복무가 가능한 인력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지정학적으로 군 복무 가능 인력의 감소는 미국의 주요 경쟁자를 약하게 만들어 미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군 복무 연령대(18∼23세) 남성 인구가 1950년에서 1990년 사이 3천만명에서 8천만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현재는 5천만명으로 내려왔으며 2050년에는 3천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2050년 미국의 군 복무 연령 남성 인구는 냉전이 끝나가던 1990년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1990년에는 중국의 군 복무 연령 남성이 미국의 거의 7배였지만 2050년에는 2.5 배로 줄어든다.
에버스탯은 "이 놀라운 변화는 중국의 선택지를 제한할 것"이라며 중국이 귀해진 18∼23세 인력의 활용 방법을 두고 고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젊은이들이 군대에 입대하면 경제에 기여하지 못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이들을 바로 노동시장에 투입할 경우 훈련된 병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에버스탯은 또 중국이 고령 인구를 돌보는 데 더 많은 돈을 쓸 경우 군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한 자녀 가정이 많아진 중국 사회가 젊은이들을 전쟁에서 잃을 가능성을 우려해 예전만큼 군사적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전통적으로 미국에 큰 도움을 제공해온 일본, 한국, 대만도 인구가 줄어 약해지기 때문에 동아시아의 인구 감소가 미국 입장에서 완전한 승리는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한국은 군 복무 연령대 인구가 한때 미국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많아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방어 계획을 도울 수 있었지만 2050년에는 군 복무 연령대 인구가 미국의 10%도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경제·군사력이 이들 국가에 더 중요해지겠지만, 반대로 미국은 국력이 쇠퇴하는 이들을 덜 매력적인 파트너로 여기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버스탯은 일본과 한국이 인구 감소 때문에 미국과의 안보 동맹에 기여하는 게 더 힘들어지면서 미국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으며 미국이 동아시아의 안보에 대한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내부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들 국가에 대한 안보 지원을 줄이면 민주주의 국가 간 관계가 나빠지고 집단 안보가 약해져 중국만 득을 볼 수 있다면서 미국이 지원을 줄이려는 유혹에 빠지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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