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주민 대피령을 내리고 전면적인 지상 작전을 예고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최근 열흘간 의료품이 반입되지 못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전했다.
타릭 야사레비치 WHO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지난 7일 라파 국경검문소를 막아서면서 의료품이 전혀 가자지구로 들어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연료 반입"이라고 했다.
병원에서 연료로 발전기를 가동하지 못하면 생명유지 장치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신장투석 환자나 인큐베이터에 있는 미숙아에게는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야사레비치 대변인은 "다시 한번 구호품에 대한 인도적 접근을 허용해줄 것을 호소한다"며 "인도적 활동가들의 자유로운 이동도 보장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파 국경검문소는 국제기구들이 마련한 구호품을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들여보내는 핵심 통로로, 지난 7일부터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퇴를 봉쇄하겠다는 목적으로 차단한 상태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옌스 라에르케 대변인은 "해상 경로로 들어오는 구호품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주민이 밀집한 곳과는 멀리 떨어진 항구를 통해 필요한 물품들을 받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모든 인도적 지원을 환영한다"면서도 "육로는 가자지구로 구호품을 반입할 수 있는 중요한 경로"라고 덧붙였다.
OCHA가 언급한 해상 경로 반입 작업은 이날 개시됐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전 9시께 구호품을 실은 트럭들이 미군이 건설한 가자지구 임시부두를 통해 해안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트럭에서 가자지구 주민에게 전달할 500t 분량의 구호품이 하역됐고 며칠 내에 임시부두에서 가자지구로 이송된다.
임시 부두를 통한 구호품 해상 보급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국정연설에서 약속한 내용이다. 미국은 해상 보급을 통해 하루 최대 200만끼의 식량을 가자지구로 추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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