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기록이 깨집니다. 150억 유로 투자, 1만 개 일자리 창출. 이것이 2017년부터 진행된 개혁의 결실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달 13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한껏 고양감이 느껴지는 글을 올렸다. 프랑스 정부의 연례 투자 유치 행사 ‘프랑스를 선택하세요(Choose France)’가 올해 역대급 성과를 올렸다는 내용이다. ‘프랑스를 선택하세요’는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를 ‘비즈니스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취임 이듬해인 2018년부터 진행해온 행사다. 7회째인 올해는 약 180명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이 파리 외곽의 베르사유궁에 모여 150억 유로가 넘는 투자 결정을 내렸다. 과거 여섯 차례에 걸친 투자 유치액(319억 유로)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프랑스 진출 41년 만에 가장 많은 40억 유로 투자를 결정한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아마존·화이자·모건스탠리 등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프랑스는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노동·연금 등 구조 개혁과 친기업 정책을 쏟아내며 ‘유럽의 병자’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끌어당기는 ‘매력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 언스트앤영(EY)의 매력도 조사에서 프랑스는 지난해 1,194건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해 5년 연속 유럽 1위를 차지했다. 10년 전만 해도 프랑스는 투자 유치 건수가 514건에 불과한 ‘만년 3위’였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상당수 글로벌 금융사들이 런던을 대신해 유럽 본부의 둥지를 튼 곳도 프랑스 파리다. 노동 유연화와 법인세 인하, 기업 규제 완화 등으로 프랑스의 투자 매력도를 높여온 마크롱 정부는 올 6월 행정 규제 철폐를 위한 ‘경제 간소화 법안’ 발의를 예고했다.
유럽 경제가 골골하는 와중에도 리더의 흔들림 없는 개혁 의지와 친기업 노선이 돋보이는 프랑스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경직된 노동시장과 겹규제, 세제 불이익과 반 기업 정서로 경영 의욕을 꺾어놓는 나라에 투자하고 싶은 기업은 없을 것이다. 치열한 글로벌 기업 유치 경쟁에서 한국을 선택하게 만들기 위한 개혁과 혁신이 필요한 때다.
<신경립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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