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찬 교수가 도덕경 15장 강독에서 실존주의적 삶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道)에 이른 사람은 꼭 다 채워야 된다는 욕망이 없다. 채우지 못해도 만족하는 지혜가 있다. 이 세상에는 100%를 다 채워야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온갖 노력과 수단을 다해 채우려 한다. 여기서 인간의 비극이 생긴다.”
지난 19일 조지 메이슨 대학교 머튼홀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월례강좌에서 노영찬 교수는 “이미 가진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자기의 ‘잔이 철철 넘치도록’ 채워야 직성이 풀리고 남들에게 자랑하는 사회는 바른 게 아니다. 오히려 부족함을 만족으로 여기며 채우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도”라고 강조한 후 “현실의 실존을 바탕으로 ‘지금, 현재(Here and Now)’에 충실하는 것이 도를 찾는 사람들의 지혜로운 자세”라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여기서 인간이 찾아야 할 도는 단순성과 검약성이다. 산골짜기의 계곡 야생의 들, 자연스럽게 버려진 투박한 텅 빈 통나무 토막 등에서 보여지는 단순성과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도”라고 설명했다.
이날 도덕경 15장 강독에서 노영찬 교수는 “이 장은 실존주의 사상으로 꽉 차 있다. 실존주의는 20세기의 문학, 철학, 신학, 예술 등 여러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서구사상”이라고 전제했다. 실존주의란 우리가 살고있는 인간현실에서 출발하는 사상으로 “실존(existence)이 본질(essence)에 앞선다는 것이 골자”라고 말했다. ‘도’의 측면에서 볼때 현실적 실존은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바로 현재이다. 과거에 대한 향수나 미래에 대한 막연함이 아닌 현실속에서의 적나라한 모습이 바로 실존이라는 것.
노 교수는 “한걸음 더 나아가 도는 본질과 실존의 이분법을 극복해 실존 속에 본질이, 세속 속에 거룩이, 혼탁 속에 도가 있음을 보여 준다. 순수하고, 깨끗하고 티가 없는 세계가 도라고 생각하나 실존의 도는 인간 실존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결론 맺었다.
강좌 후 김면기 회장은 “한국은 한류 등으로 단군 이래 최고의 문화전성기를 맞았는데 이것이 얼마나 갈지 우려된다. 정치인들이나 일반국민들이 제대로 보는 눈과 귀를 갖춰 이 전성기가 오래 가길 바란다”며 “우리 연구회는 유영모·함석헌 사상을 잊지 않고 계속 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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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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