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드라마 7부작
▶ ‘조코 안와르: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
▶악몽과 백일몽에 담은 인생 아이러니

어느 부부는 알츠하이머 어머니를 무료로 받아주겠다는 요양원의 제의를 받아들인 후 상상 초월의 일을 겪는다. [넷플릭스 제공]
쓰레기처리장에서 산다. 눈앞 한 끼가 걱정일 정도로 가난하다. 부부는 어느 남자아이를 입양하면 부자가 된다는 소문을 듣는다. 문제는 있다. 아이를 입양해 부자가 된 사람은 의문 속에 죽는다. 아이는 악마의 아들로 여겨진다. 부부는 거금을 손에 쥐자마자 아이를 죽이면 되리라 생각하고 ‘모험’에 나선다. 부부는 죽지 않고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이런 부부도 있다. 알츠하이머를 심하게 앓고 있는 어머니와 함께 살아야 한다. 요양원에 모시고 싶어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부자들만 이용하는 요양원에서 어머니를 무료로 보살펴주겠다고 제안한다. 어머니가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한 점을 감안했다고 한다. 부부는 의문을 품으면서도 어머니를 요양원에 맡기기로 한다. 요양원은 왜 알츠하이머 환자를 돈 한 푼 받지 않고 받아들였을까.
‘조코 안와르: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은 기이한 이야기 7편을 품고 있다. 주인공들은 대부분 가난하다.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어느 날 생각지도 않던 인생의 반전이 찾아온다. 삶을 바꿀 일이나 기쁨 대신 공포가 어려 있다. 극장 간판 제작이 생계인 젊은 부부도 마찬가지다. 남편은 어느 날 밤 아내 약을 사러 나갔다가 기묘한 일을 겪는다. 자신이 일했던 폐업한 극장에 불이 켜져 들어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3년이 흘렀다. 끔찍한 일이나 이유를 알 수 없다.
기묘한 이야기들은 가난한 주인공들을 통해 인도네시아 사회의 어둠을 들여다본다. 극장에 들어갔다가 순식간에 3년을 잃어버린 남자의 사연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한다. 바닷가 무허가 판자촌에 사는 부부 이야기는 자본과 결탁한 인도네시아 공권력의 비정함을 고발한다.
가정폭력을 소재로 한 이야기도 있다. 젊은 여성 소설가는 베스트셀러 ‘시와 고통’을 낸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한다. 그는 출판사 대표의 성화에도 ‘시와 고통’ 속편을 쉬 내지 못한다. 소설을 쓰는 동안 초현실적인 일을 겪었는데 이는 가정폭력과 관련 있다.
악몽(Nightmare)과 백일몽(Daydream)이라는 제목 속 단어가 암시하듯 드라마는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일들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이야기들은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섬뜩한 공포가 심장을 놀라게 하면서도 차가운 사회 비판이 두뇌를 자극하기도 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 도덕과 양심의 문제, 사랑의 의미 등을 되짚는다. 메시지들이 특별하다고 할 수 없으나 꽤 묵직하게 다가온다. 저지대 사람들의 사연은 자카르타 도심의 휘황한 빌딩들과 대조를 이루며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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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기 영화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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