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전당대회를 사흘 앞둔 20일(한국시간)에도 나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을 공개한 한동훈 후보를 향해 비판을 이어갔다.

전날 TV 토론회에서 나 후보의 부탁이 '개인 차원'이었다며 적극적으로 반박했던 한 후보는 이날 대응을 자제하며 전당대회 이후 화합을 강조했다.

나 후보는 경기 화성 당원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사건을 사법적으로 재단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바로잡는 것(공소 취소)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했을 책무"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전날 페이스북에 '법무부 장관이 정파적인 이유로 움직인다는 오해를 받으면 공정의 기초가 무너지게 된다'고 적은 데 대해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공정"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한 후보의 발언과 인식이 민주당, 조국혁신당과 판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 후보는 대구 당원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를 겨냥, "자기 혼자 빠져나가려는 비열한 모습 때문에 많은 분이 통탄한다"고 비판했다.

원 후보는 "패스트트랙 사건은 당원과 의원들에게 너무 큰 상처이고 고통"이라며 "이를 후벼파는 발언이었기 때문에 사과한다면 동지의 마음으로 해야 했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대구 당원간담회 이후 기자들이 '나 후보가 본인만 공소를 취소해달라고 부탁했었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진위를 묻자 "토론은 끝났고,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고 언급을 피했다.

한 후보는 '전당대회가 비방전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후보의 한사람으로서 드린다"며 "결국 우리는 함께 가야 할 사람들이고, 내가 앞장서서 모두와 함께 손을 잡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되든 안 되든 전대가 끝난 다음에 당의 화합과 당정 간 합리적 소통을 통해 함께 난국을 헤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당권 주자들은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 마지막 날인 이날 당원들과 접촉해 지지를 호소했다. 나 후보와 윤상현 후보는 수도권, 원·한 후보는 영남권을 찾았다.

나 후보는 화성에서 기자들에게 "당을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가져갈 수 있는 사람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원 후보는 대구에서 "투표는 지도부를 만들기 위한 당원들이 힘을 모아주는 것이다. 많은 분이 투표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후보도 "높은 투표율을 통해 모든 국민에게 '국민의힘이 정말 변화하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며 "꼭 나를 찍지 않아도 많은 분이 투표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