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응급실 대란 문제를 막겠다며 군의관 15명을 파견했지만 실제 응급실에 투입된 인력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견된 군의관 중 절반 이상은 “응급실 업무를 할 수 없다”며 기존 근무지로 복귀했는데, 응급의학 전문의도 상당수 포함됐다.
6일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일 의료현장에 투입된 군의관 15명의 세부 전공은 △응급의학과 8명 △마취통증의학과 3명 △내과 3명 △소아청소년과 1명이다.
이들이 파견된 근무지는 △강원대병원 5명(응급의학과 1명, 마취과 2명, 내과 2명) △세종충남대병원 2명(응급의학과 2명) △이대목동병원 3명(응급의학과 1명, 소아과 1명, 내과 1명) △아주대병원 3명(응급의학과 2명, 마취과 1명) △충북대 2명(응급의학과 2명)으로, 응급실 전담의 부족으로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에 우선 투입됐다.
이 가운데 세종충남대병원과 이대목동병원, 아주대병원에 투입됐던 군의관 8명은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응급실 근무는 할 수 없다”며 기존 근무지로 돌아갔다. 이 가운데 5명은 응급의학 전문의였다.
세종충남대병원 관계자는 “군의관들이 보호자 동의서 받는 일 등은 할 수 있으나 환자 처치는 못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배정된 군의관 세 명 중 한 명은 어제, 두 명은 오늘 응급실 근무를 할 수 없다며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에 파견됐던 군의관들도 ‘응급실 근무는 할 수 없다’는 의사를 먼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대병원의 경우 파견된 군의관 두 명이 모두 응급의학 전문의지만, 응급실 업무에 난색을 표해 중환자실로 전환 배치됐다. 강원대병원은 배정된 군의관 5명이 모두 출근했지만 아직 현장에 투입되지 않았다. 병원 측은 군의관 전공과 경험 등을 고려해 교육 및 상담을 거친 뒤 업무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병원 응급실에 1차 파견된 군의관 가운데 응급의학 전문의 8명 중 7명이 응급실 업무를 거부했고, 파견 3일째인 이날까지 응급실에 투입된 인력은 전혀 없이 다른 업무라도 맡은 인력이 2명에 그친 셈이다.
9일부터는 2차로 군의관 235명이 응급실에 파견된다. 하지만 추가 파견 인력 가운데 응급의학 전문의는 한 명도 없다. 정부는 군의관 파견이 응급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앞서 파견된 군의관 중 응급의학 전문의조차 환자 처치에 부담을 호소하며 응급실 근무를 거부한 터라 응급실 전담의 부족 상태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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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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