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정 제안엔 긍정적 반응이지만
▶ “전공의 복귀위해 증원 백지화” 단서
▶ “섣불리 참여했단 전공의와 갈등”
응급실 대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6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야간 진료 중단을 알리는 게시물이 설치돼 있다. [연합]
여야의정 협의체를 만들어 의료공백을 해소하자는 6일 대통령실·여당 제안에 의사단체들은 공식 입장 표명 없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당정이 2026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증원 문제도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할 수 있다면서 전향적인 대화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전공의·의대생의 핵심 요구사항인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도 협의할 수 있어야 대화가 가능할 것이란 입장을 비쳤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이날 “정치권이 입장 변화를 보여준 건 다행이지만, 오늘 나온 수준으로는 협의체에 참여할지 여부를 섣불리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협은 그간 정부가 사회적 대화기구로 운영하고 있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중단하고 믿을 수 있는 협의체를 신설하라고 요구해왔다.
의협 측은 새 협의체 논의 테이블에 내년도 의대 증원 문제를 올려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최 대변인은 “전공의와 의대생이 돌아올 수 있도록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줘야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을 모아 의협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병원 정상화가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당장 내년에 전문의 3,000명이 안 나오고, 의대는 유급으로 인해 내년 수업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대 교수 단체들도 일단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김성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변인은 “(정부 여당이) 협의체를 구성하고 운영하겠다는 건 이전보다 발전한 내용이지만, 2025년 의대 정원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현재 사태는 정부가 2,000명 증원을 고집해서 벌어진 일이고, 이를 원래대로 돌려놔야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공보담당인 고범석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협의체에 참여할지는 구체적으로 상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2025년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가 아니면 전공의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의대 정원을 백지화하지 않으면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을 텐데, 교수들이 협의체에 들어가 2026학년도 정원을 적당히 줄이는 선에서 합의한다면 전공의와 교수 간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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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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