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국일보 M씨의 시 ‘담장'이란 시를 읽었다. 담장의 용도는 도둑을 막기 위함이다.
농촌에 살 때 담장이 없는 집이 지대가 높아 밑에서 바라볼 수 없는 집이거나 사정이 있어 담장을 못한 한두집이 있었다. 공이 많이 드는 흙담을 못 세우면 소나무 가지라도 세워 도둑도 막고 시야를 차단한다.
도둑이 없다는 제주도는 돌이 많아 경계선에 돌을 쌓아서 마당과 밭을 못 쓰게 하는 장애물을 치워 경계선도 표하고 많다는 바람을 막았으리라.
농촌의 우리집은 산비탈에 있는계단식 쪽밭을 정지해서 들어선 집이라 동네에서 바라볼 수는 없지만 짚을 올린 흙담은 있었다. 앞쪽은 비바람에 사라졌고 뒷마당엔 곡식과 소금과 간장, 김장이 있어 뒷담을 잘 유지해 왔다.
그런데 담에 구멍이 뚫려 있어 뒷산에 올라가 보니 벼인지 쌀인지 한가마가 놓여 있어 가져오고 다시 흙으로 그 구멍을 막은 흔적을 내가 봤다. 내가 태어 나기 전 그 일이 있었나 보다.
요즈엔 계엄이란 말이 시끄러운데 6.25사변전 우리 고향 봉화에 살상과 파괴를 일삼는 좌익이 많아 부분 계엄령이 내려져 있었다고 다 커서 들었다.
밤마다 좌익이 와서 살상을 하고 파괴를 일삼아 읍내에 집을 사서 이사를 갔다.
지방 권력자가 살던 집이라 뒤에는 큰 본채 앞에는 작지 않은 별채가 있어 4각형 돌아 기와를 올린 흙담이 있었는데 거의 날마다 마당 구석에 늑대가 어디서 짐승을 잡아 와서 먹고 남은 잔반을 아버님께서 찾아 말씀하시면 우리 가족들은 우루루 가서 구경했다.
늑대는 사람 키높이 되는 담을 뛰어 넘어 들어 와서 안전하게 식사를 하셨나보다.
친구와 함께 테네시 켄터키에 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버지니아주 Natural Bridge에 갔다가 아주 작은 인디안 마을이 있어 주변에 옥수수, 돼지감자, 호리병 비슷하게 생긴 호박과 맨드라미를 심어 농사를 짓고 사슴을 잡아 가죽을 벗겨 말리고 굵은 나무 껍질을 벗겨 반접어 옆엔 나무껍질 끈을 엮어 만든 가방이 있던데 아무리 원시적인 가방이라 해도 요즘 샤넬이나 루이 비똥 가방은 저리 가라 멋이 있었다.
나뭇가지로 담을 쌓았는데 집주변 한바퀴만 돌린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지나갈 넓이로 겹바퀴로 돌렸다. 짐승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원래 인류 조상의 담장의 목적은 도둑보다 짐승을 막기 위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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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우 스털링,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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