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러시아와 튀르키예를 연결하는 가스관인 ‘튀르크스트림’ 개통식이 열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이번 가스관 개통은 전 유럽 대륙에 중요한 사건”이라며 “튀르크스트림을 통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보장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앞으로 러시아와 더 많은 새로운 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크스트림은 크림반도 동쪽의 러시아 해안 도시 아나파에서 출발해 흑해 해저를 가로질러 튀르키예 북서부 도시 키이코이를 거쳐 그리스까지 연결하는 가스관이다. 총 연장이 1110㎞에 달하며 이 가운데 흑해 해저 구간은 930㎞, 지상 구간은 180㎞다.
러시아와 튀르키예는 2017년 5월 가스관 건설을 시작해 2020년 1월에 공식 개통했다. 튀르크스트림은 총 2개의 가스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하나는 튀르키예에, 다른 하나는 헝가리·슬로바키아·세르비아·불가리아·그리스 등 남동부 유럽에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한다. 이 가스관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과 함께 유럽 국가들이 값싼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들여오는 주요 통로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발한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그면서 독일 등은 에너지난에 직면했다. 노르트스트림은 2022년 우크라이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까지 발생해 4개 가스관 중 3개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슬로바키아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이 수급 불안에 추운 날씨까지 겹쳐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2월부터 튀르크스트림으로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재개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독일에서는 노르트스트림을 다시 가동해 러시아산 가스를 들여오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에너지 문제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의존하다 어려움에 처한 유럽 국가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공급망 다변화, 해외자원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에 나서야 한다. 이념의 틀을 벗어나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모두 활용하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믹스 전략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임석훈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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