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파르데노페’ (Parthenope) ★★★ (5개 만점)
▶ 풍경과 빛이 반사하는 바다 등 그림같은 이미지는 아름다우나 잡다한 스토리에 아쉬움 남아
2013년 노작가의 청춘 회상기를 그린 ‘더 그레이트 뷰티’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을 탄 이탈리아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가 청춘과 여성의 아름다움 그리고 감독 자신의 고향인 나폴리에 바치는 헌사로 나폴리의 풍경과 태양 빛이 반사하는 바다 등을 그림처럼 잡아낸 이미지는 현란하도록 아름다우나 잡다한 에피소드 식의 내용은 이를 따르지 못한다.
특히 이 영화는 미와 지를 함께 지닌 주인공 파르데노페를 마치 여신처럼 찬양하고 있는데 그녀가 성숙한 여인으로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007 시리즈 ‘닥터 노’에서 비키니 차림의 어슐라 안드레스가 카리브 바다에서 고혹적인 육체를 드러내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영화는 1950년 나폴리에서 파르데노페가 출생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파르데노페의 대부가 아이의 이름을 파르데노페라고 짖는다고 고함을 지른다. 파르데노페는 신화 속의 뮤즈가 자기 이름을 빌려준 나폴리의 옛 이름이다.
파르데노페(첼레스테 달라 포르타)의 입장에서 얘기되는데 미와 지를 겸비한 파르데노페가 거리를 걸을 때면 그녀의 걸음 동작에 맞춰 카메라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데 파르데노페의 눈부신 아름다움은 거리의 모든 남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은다.
파르데노페의 단짝은 그녀의 오빠 라이몬도(다니엘레 리엔조). 그런데 라이몬도의 동생에 대한 감정은 거의 연인의 그 것에 이른다. 이로 인해 큰 비극이 일어난다. 라이몬도가 파르데노페의 연인 산드리노(다리오 아이타)와 동생의 관계에 절망을 했기 때문이다.
파르데노페는 아름다울 뿐 아니라 지적 욕망도 커 대학에서 인류학을 공부한다. 그의 지도 교수는 무뚝뚝한 마로타(실비오 올란도). 어느 날 파르데노페가
뜨거운 태양 아래서 미국 작가 존 치버의 소설을 읽고 있는데 이 때 파르데노페는 자기에게 말을 거는 치버를 직접 마나게 된다. 치버(개리 올드맨)는 파르데노페에게 “미는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고 한 마디 한다.
파르데노페는 마로타에게 제출한 논문을 쓰는 중에 한 식당에서 탤런트 에이전트에게 발견돼 학업을 중단하고 배우가 되 보려고 스크린 테스트에 응하나 그 일이 자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학업으로 돌아온다.
영화는 파르데노페의 출생에서부터 그녀의 청춘기와 성장한 어른 그리고 인류학 교수가 된 노년(스테파니아 산드렐리가 연기한다)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에 걸쳐 서술되는데 내용 진행에 일관성이 모자라고 잡다한 플롯으로 채워 거의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내용과는 별 관계가 없는 콜레라가 창궐하는 도시의 거리를 소독하는 방역용 트럭으로 인해 진행되던 장례 행렬이 멈추는 장면을 비롯해 몇 몇 초현실적 장면도 있는데 쓸데없는 에피소드다. 첼레스테 달라 포르타의 연기는 매우 훌륭해 그녀가 영화를 짊어지다 시피하고 있다. 올드맨이 잠깐 나오지만 돋보이는 연기를 한다. 눈부신 촬영에 비해 착실한 내용이 안 갖춰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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