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와인과 유제품의 미국 수출이 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이들 품목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지만 과거 사례나 최근의 무역전쟁 확전 움직임으로 볼 때 조만간 이 분야에도 관세 폭탄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무역마찰 가능성이 커지면서 프랑스산 와인과 아일랜드산 버터 등 유럽산 농식품의 대미 수출이 크게 늘었다고 13일 보도했다.
지난해 1~11월 EU산 유제품 약 23만6천t이 미국으로 수출됐다.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11월에는 EU의 대미 와인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유럽와인생산자협회(CEEV)는 이런 수출 증가세가 미국 수입업체들이 거래 차질에 대비해 물량을 비축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EU의 대미 무역 흑자를 예로 들며 EU가 미국을 "매우 불공정하게 대우한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에는 전 세계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고, 이에 EU는 "확고하고 비례적인 대응 조치"를 천명했다.
유럽의 농업 부문은 불안정한 날씨와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즈, 와인 등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무역 마찰이 빚어질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제품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EU 입장에서 미국은 2023년 기준 약 270억 유로의 농식품을 수출한 주요 시장이다.
하지만 트럼프 1기 정부 때 스페인 올리브와 독일 와인, 아일랜드 위스키를 겨냥한 조치로 무역 거래에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
스톤X의 존 랭커스톤 유럽·중동·아프리카 낙농 및 식품 컨설팅팀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은 이미 예고됐다"면서 "과거 사례를 볼 때, 유럽 유제품 생산업체들은 자신들이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EV의 이그나시오 산체스 레카르테 사무총장은 이전 트럼프 행정부의 유럽 와인 산업을 겨냥한 조치로 업계가 10억 유로의 매출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와인 수출 시장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와인 수출의 3분의 1이 미국"이라면서 "새 시장을 찾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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