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룰 파괴’ 트럼프에 투자상식 파괴
▶ 미 MMF자산 6조9,233억 달러
▶ 755억 달러 늘며 ‘사상 최대’
▶ 무역전쟁·물가불안 MMF로 몰려
▶ 일각선 “자금 내년까지 유지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로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가 불거지면서 시중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에 몰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하와 함께 자금이 빠질 것이라는 기존 예상을 뒤집는 흐름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수요로 풀이된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미국 머니마켓펀드(MMF)의 자산 규모는 6조 923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직전 주에 올 1월 기록한 기존 최대치(6조 9165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주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셈이다.
MMF는 주로 만기 3개월 미만의 단기 미국 국채나 어음에 투자하는 저위험 상품으로 유동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2년 3월 긴축 행보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4조 5000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금리 인상기를 타고 꾸준히 몸집을 불렸다. 기준금리가 5%를 넘어가면서 MMF에 자금을 넣어두는 것만으로도 5%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당초 월가에서는 지난해 9월 연준이 2년 만에 기준금리 인하에 시동을 걸면서 MMF 자금이 주식이나 사모 신용시장 등 다른 투자처로 대거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같은 예측과 달리 MMF는 올해 들어서만 755억 달러어치가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무역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MMF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국 금리전략책임자인 수바드라 라자파는 “강력한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현재 환경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를 뒷받침할 만한 지표는 보이지 않고 외려 관세 등 불확실성 요소가 적지 않다”며 “MMF에서 다른 자산으로 자금을 옮길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현재 주요 MMF는 약 4.2~4.3%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내년까지 MMF 자금이 줄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글자산운용의 디렉터인 제임스 캠프는 “약 7조 달러에 달하는 MMF 자산의 상당 규모는 이제 다른 분야 투자를 위한 대기 자금이 아니라 유동성 관리를 위한 영구적 자산 뭉치일 수 있다”며 “대규모 현금 보유는 이상 현상이 아닌 경제의 또 다른 특징이 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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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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