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현장에서 어린시절 다툼이 많았던 부모님에 대한 상처를 나누는 내담자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어린 자녀들은 그럴때 세상이 반으로 쪼개지는 두려움을 느낀다고 하는데 그것도 괴롭지만 자녀는 어느 쪽 편도 들 수 없기에 더 괴로운 것 같다.
내담자분들께 자신의 부모님의 성격 목록을 써내려 가기를 부탁 드리면 두분이 역시나 참 달랐다고 토로하신다. 그런데 그 대부분의 성향들이 자신 안에 모두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자신이 좋아했던 부모의 성향, 또는 싫어했던 부분등 모두 고스란히 내안에 남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필자의 아버지는 불같이 뜨거우신 분이셨고 어머니는 차가운 물같은 분이셨다. 유독 두분의 이런 모습들을 딱 반반씩 닮아버린 나의 내면에서 그 다른 성향은 섞이지 못하고 서로 부딪히며 부부싸움을 했다. 적당히 섞이기를 원하지만 뜨거움과 차가움은 오래도록 다른 한쪽을 판단하고 비난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내 안에서의 오랜 부부싸움은 결국 그 두 가지를 모두 내 것으로 인정한 후에야 섞여 나만의 온도를 찾을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대부분 우리는 서로의 다름으로 다툰다고 믿고 있는데 실제로 다름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에 옳고 그름과 같은 판단이 들어가고, 우열과 같은 우선순위를 찾으려 할 때 충돌이 생기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이 그 자체로 수용된다면 다름은 함께 공존할 수 있게 된다.
부모님이라는 존재는 가끔 만나도, 멀리 사셔도, 하물며 돌아가신 후에도 우리 내면 안에 살아계심을 잊으면 안된다. 부모로부터 온 것들은 미우나 고우나 모두 다 내 것이다. 그것들간의 화해가 내 안에서 일어나면 내 안에 남아있던 과거의 부모님도 싸움을 멈추고 그때의 상처가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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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정 S_PACE 상담소 (구 좋은 마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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