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1일 인도 외교부는 “중국의 외교·군사 협상가들과 몇 주간 논의한 끝에 인도·중국 국경 지역의 실질통제선(LAC)을 따라 순찰하는 협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은 히말라야산맥 자락의 3488㎞에 이르는 국경을 둘러싼 중국·인도 간의 분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다. 양국이 협정에 합의한 것은 실질통제선을 국경으로 공식 인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실질통제선은 1996년 중국과 인도 정부 간 협약에 의해 정해진 일종의 군사적 경계선이다. 당시 양국 정부는 실질통제선에서 특정 무기 사용 금지, 병력 확대 제한 등을 포함한 상호신뢰구축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양국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앞서 중국과 인도는 영국이 20세기 초에 일방적으로 정한 인도와 티베트 사이의 ‘맥마흔 라인’을 두고 1962년에 한 달간 전쟁을 치렀고, 1967년과 1975년에도 국지전을 벌였다. 하지만 양국은 1996년 상호신뢰구축협약 체결 후에도 실질통제선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탓에 곳곳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였다. 결국 중국과 인도는 2020년 6월 인도 북동부의 갈완계곡을 서로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며 유혈 사태를 일으켜 인도 육군 20명이 사망하고 중국군 다수가 부상했다.
■지난주 인도가 실질통제선을 경계로 무력 대치 중인 중국에 맞서기 위해 프랑스 라팔 전투기 26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9일 주재한 인도 국가안보내각위원회에서 승인된 이 계약은 인도양에서 중국에 대응하고, 오래된 소련·러시아제 무기에서 탈피해 인도군을 현대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중국이 최근 수년간 인도양 서쪽 아프리카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등 인도의 앞마당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인도가 무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우리도 중국의 서해 무단 철골 구조물 설치 등 도발적 행위에 대처하려면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
<문성진 / 서울경제 수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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