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짓 존스, 남편과 사별 후 두 아이 육아
▶ 젊은 남자와 다시 뜨거운 만남… 사랑일까

50대 싱글맘 브리짓 존스는 다시 사랑에 빠진다. 아들뻘 20대 미남이 새로운 연애 대상이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다. 자아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일을 떠난 지 오래되기도 했다. 사랑이라는 달콤한 단어는 마음에서 한참 전 벗어났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이가 곁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50대가 되면 인류 대부분에게 다가오는 것들이다. 언제나 청춘이라 여겨지던 브리짓 존스(러네이 젤위거)라고 예외는 아니다. 어느덧 50대가 된 그는 육아와 사별의 아픔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다. 그의 남은 인생에 이제 로맨스와 코미디는 영영 없는 것일까.
브리짓 존스가 돌아왔다.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챕터’를 통해서다.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2016) 이후 9년 만이다. 얼떨결에 아이를 갖게 되고, 한 남자에게 정착했던 브리짓 존스는 이전 영화 속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화장 안 한 얼굴에 파자마를 입은 채 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일상을 반복한다. 남편 마크 다시(콜린 퍼스)와의 사이를 죽음이 갈라놓은 지 4년. 슬픔에 젖어 사랑의 불씨는 영영 꺼져버린 듯하다. 직장을 떠난 지도 오래다. 브리짓 존스도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시들 수밖에 없는 운명인 걸까.
천만에. 사랑을 하지 않고 일에 빠져들지 않는다면 브리짓 존스일리가. 그는 다시 사랑에 마음을 뺏기고, 방송국에서 일을 시작한다. 앞서 그랬듯 두 남자를 오가고, 다시 설렘이 깃든 일기를 쓴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가 30대 초반 여성들의 현실을 조명하며 그들의 판타지를 자극한 것처럼 이번에는 50대 여성을 정조준한다. 20대 미남 록스터(리오 우달)가 브리짓 존스를 사랑의 불구덩이에 몰아넣는다. 그렇다고 철없이 젊은 남자와의 정염에 허적거릴 리는 없다. 브리짓 존스의 눈에는 동년배 남자 교사 스콧(추이텔 에지오포)이 들어오기도 한다.
달콤한 웃음이 넘쳐나는 영화다. 브리짓 존스의 사별의 아픔이 살짝 마음을 가라앉히기는 하나 쾌활이 125분을 가로지른다. 브리짓 존스의 수호천사가 된 바람둥이 다니엘(휴 그랜트)의 능청이 미소를 부르고 쉰 살이 되어서도 여전한 브리짓 존스의 좌충우돌이 폭소를 유발한다. 유쾌하고도 상쾌하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다고 성급히 일어나지는 마시길.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오래전부터 애정했던 40대 후반 이상이라면 특히 진득이 자리에 앉아 있으면 좋다. 1편부터 3편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까지 인상적인 장면들이 재편집돼 릴레이로 이어진다. 어떤 이는 입꼬리가 올라갈 것이며 또 어떤 이는 콧등이 시큰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피콕을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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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기 영화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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