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골든돔 프로젝트
▶ 중·러시아·북 위협에 대비
▶ 우주 기반 요격체계 차별점
▶ 발사 초기 미사일까지 격추
▶ 인공위성만 1,000여기 필요
▶ 임기 내 현실화 여부 의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공간을 활용해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방어체계(MD) 골든돔(Gloden dome)을 자신의 임기 중에 실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골든돔은 미국의 지원으로 개발 및 실전 배치된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망 ‘아이언돔’에 빗대 황금색을 좋아하는 트럼프가 직접 붙인 이름이다. 골든돔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육상과 해상·우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종류의 무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 세계 방산 업계에 큰 장이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각료들이 배석한 가운데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골든돔의 설계와 구상을 공개했다. 그는 앞서 1월 골든돔을 구축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이날은 국방부 등 관계 부처와 기관이 그간 구체화한 운용 방안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골든돔은 적의 미사일을 △발사 전 △최초 비행 △비행 중 △목표물로 하강 총 4단계에 걸쳐 탐지하고 요격한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이 2011년 운용을 시작한 아이언돔 등 기존 MD와 유사하다. 그러나 우주 기반 요격 체계는 골든돔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지상 레이더로는 탐지가 어려운 신형 미사일을 인공위성에 탑재된 우주 센서로 추적하고 우주공간에 배치한 요격기를 이용해 발사 초기 단계의 미사일까지 격추시킨다는 것이다.
골든돔의 건설 비용은 총 1,7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이 이처럼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 골든돔을 구축하려는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북한·이란 등 적성국의 본토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다. 미 국방정보국(DIA)에 따르면 2035년까지 중국(700개)과 러시아(400개), 북한(50개), 이란(60개)은 사거리가 최대 5,500㎞인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대규모로 보유할 것으로 관측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골든돔은 적대국들이 더욱 선진적이고 치명적인 장거리 무기를 개발해 미국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등 첨단무기 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도 미국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우주는 물론 육상이나 해상에서 적의 미사일을 미리 발견해 요격하는 골든돔의 특성상 미사일부터 위성 등 탐지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의 무기와 최첨단 방산 기술이 요구된다. 미국 더힐에 따르면 미국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관측·추적용 인공위성은 최대 1000여 기이며 미사일이나 레이저로 무장한 공격용 인공위성도 약 200기나 있어야 한다. 국내를 포함해 세계 방산 업계가 골든돔을 계기로 대형 수주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배경이다.
다만 골든돔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우선 비용을 과연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 실제로 연방의회예산국은 소요 비용이 최대 5,420억 달러로 불어나고 구축 기간도 최장 20년 길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골든돔이 조 달러 단위의 사업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 추정도 나온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감세 법안에 247억 달러의 재원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의 기술이 골든돔을 현실화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는지 의문이라는 지적 또한 나온다. 목표물이 비행 중일 때 우주에서 이를 요격하는 기술, 고에너지 레이저나 마이크로파를 특정 방향으로 집중해 쏘는 기술 등을 아직까지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도 인공위성을 이용해 적의 핵미사일을 요격한다는 ‘전략적 방위 구상(SDI)’ 일명 ‘스타워즈’ 계획을 추진했지만 기술력의 한계와 예산 부족으로 연구와 개발에 진전이 없었고 결국 1993년 공식 폐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 임기가 끝나는 2029년까지 전면적으로 운용하겠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레이건 행정부 당시 ‘스타워즈’ 구상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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