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벙커버스터 투하 핵 시설 3곳 완전 제거” *** 이란 “강력 보복” 공언
▶ 호르무즈해협 봉쇄 의결 *** 또 다른 오일 쇼크 오나

미군의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 작전을 수행한 B-2 스텔스 폭격기. [로이터]
미국이 이란 본토를 최초로 타격하면서 중동 정세가 대격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긴급 성명을 통해 “미군이 이란 내 핵 시설 3곳을 정밀 타격해 완전히 제거했다”고 밝혔다. 핵 개발 의혹 속에서 강행된 이번 공습으로 미국과 이란 사이 대치가 전면전 가능성을 내포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방공망이 무력화된 틈을 타 기습한 이번 작전의 이름은 ‘미드나잇 해머(새벽의 망치)’로, 이란 핵개발의 심장으로 불리는 포르도 핵시설에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초대형 관통 폭탄(MOP) GBU-57 12발이, 나탄즈 핵시설에는 2발이 투하됐다.
같은 날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대국민 연설에서 “미군의 침공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며 강력히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란 의회는 긴급 회의를 통해 원유 수송의 핵심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25%,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20%가 지나는 이 좁은 수로가 막히면 글로벌 원유·가스 시장은 대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중동 내 긴장 수위도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란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역내 침략에 가담한 미국 기지를 모두 감시하고 있으며, 강력한 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경고를 내놨다. 실제로 이라크·시리아·카타르·바레인 등 미국이 병력을 주둔하고 있는 기지가 표적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군은 현재 중동 일대에 약 4만 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걸프·홍해·동지중해 등 주요 수역에도 대규모 함대를 전개하고 있다. 원유 수급 위기가 대규모 경제 혼란과 함께 대규모 난민 발생, 테러 위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른다.
글로벌 경제는 새로운 ‘오일 쇼크’ 가능성에 직면했다. 연방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원유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된다.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씨티그룹도 “단기 급등 가능성”을 내다봤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 연안국들은 자칫 전쟁의 불똥이 자국으로 튈 것을 우려해 비상 경계에 돌입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외교 채널과 군사 작전을 통해 상황 관리를 시도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영국은 이란의 핵 개발 포기 및 외교적 대화 재개를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습으로 전 세계가 핵 개발과 원유 경제가 뒤엉킨 새로운 지정학적 위기의 문턱에 서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강경 대치가 어디로 향할지, 그리고 글로벌 경제가 감당할 새로운 오일 쇼크가 도래할지가 앞으로 국제사회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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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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